양국 정상, 축하 메시지…서울 행사엔 윤상직 장관 참석
[ 전예진 기자 ] 윤병세 외교부 장관(사진)이 오는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다고 외교부가 17일 발표했다. 한국 외교부 장관이 일본을 찾는 것은 4년여 만이며 박근혜 정부에선 처음이다. 악화된 한·일관계가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윤 장관의 방일은 일본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윤 장관은 2013년 4월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자 항의 표시로 같은 달 말 예정됐던 일본 방문을 전격 취소한 적이 있다. 정부는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서울과 도쿄에서 각각 열리는 한·일수교 50주년 행사에 고위 인사를 참석시키는 문제를 놓고 고심해왔다.
당초 윤 장관이 서울 행사에만 참석하고 대신 정계 인사를 도쿄 행사에 보내는 방안 등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를 1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뒤늦게 외교부 장관의 방일이 결정된 것은 이 때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관계 개선 분위기를 만드는 것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올해 과거사 현안을 잘 마무리해서 양국이 새로 출발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수교 기념행사 하루 전날인 21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상 문제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시설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 등 최근 한·일 간 쟁점이 된 현안들이 논의될 전망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면담은 협의 중이다.
그러나 이번 외교장관회담에서 위안부 문제 타결 등 구체적인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윤 장관의 방일이 지난 3월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담 때 방한한 기시다 외무상의 초청에 따른 의례적인 답방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다. 위안부 문제도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협상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언급했으나 양국은 여전히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위안부 문제의 성격상 협상의 0.1%가 남았더라도 최종 단계에서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할 때까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정상회담 개최 시기 등도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수교 50주년 행사에 양국 정상들은 축하 메시지를 보낼 계획이다. 정상 간 메시지 교환은 어려울 전망이다. 행사에는 정상 대신 각국 장관급 인사가 참석한다. 서울 행사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정부 대표로 참석해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逾또?예정이다. 일본은 서울 행사에 아베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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