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개혁 방안] 원청기업이 하청업체 복지 늘려주면 세 혜택

입력 2015-06-17 20:58  

원·하청 상생협력 방안

중기 근로조건 개선 통해 인력난·취업기피 해소



[ 김재후 기자 ] 정부가 17일 발표한 ‘제1차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안’에 원·하청 상생협력 방안을 넣은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등을 줄여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소하려는 의도란 설명이다.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의 고용 환경 개선에 자금을 대면 정부가 세금 감면 등으로 보전하는 방식이다. 청년들의 직접적인 고용 확대는 임금피크제로 유도하면서 중소기업의 근로조건을 개선해 점진적으로 청년 등의 중소기업 취업을 늘려가겠다는 계산이다.

정부는 우선 납품을 받는 원청업체가 하청기업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면 출연금의 7%를 세액공제해주기로 했다. 상생협력기금은 연구개발, 인력개발, 생산성 향상(성과공유제) 등을 목적으로 국내 법인이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 출연하는 기금을 말한다.

지난달 기준으로 141개사가 3976억원을 출연한 상태다. 원청·하청·대중소협력재단 간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원청이 재단을 통해 기금을 출연하면 된다.

원청업체가 하청기업 사내복지기금이?공동근로복지기금에 출연, 하청기업의 근로복지 향상에 기여할 경우엔 출연금을 소득금액의 10% 내에서 손비로 인정하고 기업소득환류세제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김홍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인력과장은 “사내복지기금은 1431개 회사에서 도입해 총 7조2740억원에 달하지만 300인 이상의 회사가 전체 기금의 89%를 차지할 만큼 대기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 부분을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지원하면 정부가 세제 혜택 등으로 대기업에 보전해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올해 80억원으로 책정된 복지사업에 대한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시 지원하는 예산 규모를 내년에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또 9월부터 동반성장지수 평가항목을 만들어 하청 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근로조건 개선 노력에 가점을 주기로 했다.

세제 지원과는 별도로 원·하청 관계도 함께 개선하겠다는 게 이번 정부 발표에 포함돼 있다. 중소기업조합이 납품단가가 불공정하다고 판단할 때 중소기업이 제기하는 조정 신청 기한을 현재 7일에서 20일로 늘리고, 하도급대금 지급의 법적 보호 범위를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법인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근로자복지기본법 등의 개정안을 올해 안에 발의하기로 했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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