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중화권 넘어 유럽서도 인정

입력 2015-06-17 21:23  

아모레, 디올에 기술 전수

해외 매출서 중국 비중 절반
아모레, 유럽·북미사업 속도



[ 김선주 기자 ] 아모레퍼시픽과 크리스찬디올 간의 쿠션 기술 제휴는 해외 명품 화장품업체가 토종 브랜드의 기술력을 전수받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화권을 넘어 유럽에서도 ‘K뷰티’의 저력이 입증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쿠션은 자외선차단제가 포함된 액상형 파운데이션을 원형 용기 속 특수 스펀지에 넣은 색조화장품이다. 내장된 퍼프를 활용해 손에 파운데이션을 묻히지 않고 얼굴에 톡톡 두드리듯 바를 수 있어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외선 차단과 잡티 보정을 한번에 할 수 있는 신개념 파운데이션이다.

그동안 국내외 경쟁업체들의 ‘미투(me too) 제품’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아모레퍼시픽이 쿠션 기술을 다른 업체와 교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레알그룹의 랑콤은 지난 3월 세계 최초 쿠션 제품인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 에어쿠션’과 비슷한 제품을 국내에 선보여 특허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디올 측은 쿠션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해 이번 기술 협약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디올 측에서 지난 1월부터 기술 협약 제안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탄탄한 유럽·북미 유통망을 갖춘 디올을 통해 취약한 유럽·북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 세계 여성들의 화장법을 바꾸라”는 서경배 회장의 주문에 따라 아시아·북미·유럽을 3대 축으로 삼고 있지만, 해외 매출의 대부분을 중국 등 중화권에 의존해왔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해외 매출 중 중국 시장의 비중은 56%다. 일부 브랜드가 미국 주요 백화점과 편집매장에 입점했지만 걸음마 단계다. 특히 유럽시장 유통망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디올의 모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계열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매장인 세포라를 통해 북미·유럽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모레퍼시픽 산하 다른 브랜드의 제품을 북미·유럽의 세포라·디올 점포를 통해 선보이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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