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5개 매장 부동산 가치 8조원…돌려받을 보증금만 5000억원"
"테스코 희망가격 너무 높다"
"대형마트 성장성 불투명…매장 임대비용만 年 2000억원"
[ 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6월18일 오전 4시27분
영국 테스코가 자회사인 한국 홈플러스 매각가격으로 8조원 이상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지분 100%를 소유한 테스코와 매각주관사인 HSBC증권은 인수후보들에 보낸 투자설명서(IM)에서 홈플러스의 부동산 가치를 8조원으로 평가했다. 임대수익률을 연 7.5%로 가정할 때 전국 107개 대형마트와 828개 홈플러스익스프레스(슈퍼마켓)를 약 11년 동안 운영해서 벌 수 있는 돈이다. 보유매장의 임대보증금으로 돌려받을 돈도 5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수후보들은 부동산 가치와 보증금을 합한 8 ?000억원을 테스코가 기대하는 매각 하한선으로 해석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에서 8조5000억원 이상을 써내지 않으면 인수전 2라운드(쇼트리스트)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란 의사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홈플러스는 2006년 신한금융지주가 LG카드를 인수할 때 세운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고가 기록(7조2464억원)을 갈아치우게 된다. 개별입찰을 요구한 데에서도 인수가격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테스코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게 IB업계 평가다.
테스코는 인수후보들이 컨소시엄 구성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단독으로 예비입찰에 참여토록 못박았다. 인수가격이 7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홈플러스는 후보 한 곳이 단독으로 사들이긴 부담스러운 매물이다. 인수후보 간 컨소시엄 구성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그런데도 개별입찰을 요구한 것은 테스코가 최고가를 써낸 후보를 직접 선별하고 컨소시엄을 맺게 함으로써 인수가격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의도란 풀이다.
인수후보들은 테스코의 기대 가격이 너무 높다는 반응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쇼핑몰 시장이 급성장해 대형마트 시장이 위축되는 등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 10년 이상 지급해야 하는 임대료 2조8669억원을 감안하면 홈플러스의 부동산 가치가 8조원에 훨씬 못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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