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확진 1명, 격리자 800여명 감소…메르스 기세 꺾였나

입력 2015-06-19 21:12  

방역당국 "진정세로 돌아서"…집중관리 병원 4곳이 복병
확진환자 진료시스템 부실…중환자 관리·치료 집중해야



[ 고은이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신규 확진자가 줄었다. 첫 환자 발생 이후 한 달 만에 사태가 진정세로 돌아섰다는 진단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확진환자가 거쳐간 병원에서 앞으로 추가 환자가 얼마나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이달 말에야 사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병원관리가 관건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19일 발표한 메르스 추가 환자는 한 명이다. 지난달 28일 이후 추가 확진자 수가 가장 적다. 격리자도 전날보다 800여명 감소했다.

권덕철 대책본부 총괄반장은 “현재 추이로 볼 때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집중관리병원의 추가 확산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가 집중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이 가장 큰 복병이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옆 복도 주변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병원 이송요원(137번 환자)은 증상이 나타난 뒤 9일간 병원 내 여러 병동을 오갔다. 이날 추가된 환자(62)도 삼성서울병원에서 나왔다. 정별?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추가 환자는 암병동에 입원했던 환자의 보호자로 이송요원에 의한 감염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산충무병원(격리자 291명)과 강동경희대병원(202명), 부산 좋은강안병원(862명)도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이 높은 병원으로 지목됐다. 아산충무병원은 격리자가 다인실에서 생활하는 등 환경이 열악했던 것으로 확인돼 이날 뒤늦게 1인 격리로 방침을 전환했다. 전날 확진환자가 발생한 강동경희대병원은 부분폐쇄 결정을 내렸다. 강동경희대병원 확진자는 아직도 정확한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좋은강안병원은 확진환자의 노출 기간이 6일로 길어 보건당국의 집중 모니터링을 받고 있다. 이들 병원의 잠복기가 끝나는 시점은 다음주 중후반이다.

◆어려움 겪는 중환자 치료

추가 환자는 줄고 있지만 메르스로 인한 사망은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 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해 사망자는 24명으로 늘었다. 현재까지 치사율은 14.5%다. 당초 보건당국 예상(10%)보다 높다. 사망자 외에 16명의 환자가 인공호흡기 등을 달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신규 환자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더 생기면 치사율은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확진환자 진료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메르스로 확진되면 환자는 보통 주위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진다. 이송된 병원의 규모가 크지 않을 경우 환자 상태가 악화됐을 때 진료에 필요한 장비와 인력 등이 부족할 수 있다. 위독한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지방 국립대병원 등 전국 곳곳으로 이송되는 이유다. 그 사이에 상태가 더 악화되는 일도 생긴다. 권 반장은 “감염병 환자 진료에 필요한 음압병동을 갖춘 민간 상급종합병원이 거의 없다”며 “상급종합병원도 메르스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격리된 가족이 메르스 환자를 임종할 수 없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정부는 격리 중인 가족도 보호장구를 착용하면 메르스 환자를 임종하거나 장례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하지만 부족한 보호복 수량과 격리병동이라는 한계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사망환자의 장례비를 지원할 것이라는 방침도 밝혔다. 하지만 가족이 화장이 아닌 매장을 선택할 경우 장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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