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호 / 하수정 기자 ] 삼성과 엘리엣매니지먼트 간 법적 공방은 한영회계법인으로도 불똥이 튀었다. 19일 재판에서 엘리엇 측이 한영회계법인 보고서를 근거로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합병은 삼성물산의 기업 가치를 과소평가해 주주들에게 7조8000억원가량의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한 것. 이에 대해 삼성 측은 “해당 보고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에 각기 다른 회계기준을 적용해 기업 가치를 산출했다”며 “보고서 자체도 초안에 불과해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영은 이날 오후 늦게 보도자료를 배포해 “엘리엇 측이 법원에 낸 보고서는 당초 우리와 엘리엇이 맺었던 계약을 위반한 상태에서 무단으로 제출한 것”이라며 “계약 위반에 대해 엘리엇 측에 법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리엇과 한영회계법인은 올해 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에 대한 기업가치 분석보고서 의뢰 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이 삼성물산 지분 매입을 시작하던 시기로 한영회계법인은 이런 사실을 몰랐다. 보고서 용도도 엘리엇 내부 참고용으로 작성했고 엘리엇이 자료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명시돼 있다는 게 한영 측 전언이다.
한영회계법인 측은 이 같은 계약 위반에 따른 소송 제기 외에도 법원에 제출된 보고서 회수를 요청한 상태다. 한 관계자는 “엘리엇이 의뢰해 만든 보고서는 현금흐름 및 미래가치를 담아야 하는 인수합병(M&A) 보고서가 아니라 공시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투자보고서’에 불과하다”며 “보고서명을 바꿔 제출한 것은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고 말했다.
김태호/하수정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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