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떠난 모바일게임, TV·웹툰 타고 '흥행질주'

입력 2015-06-21 21:38  

모바일게임 플랫폼 전쟁

웹툰 원작 갓오브하이스쿨, 닷새 만에 30만 다운로드
레이븐·클래시오브클랜 등 마케팅에 100억 이상 투자



[ 박병종 기자 ] 와이디온라인이 지난달 선보인 모바일 게임 ‘갓오브하이스쿨’이 독특한 마케팅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이 게임은 동명의 인기 웹툰 갓오브하이스쿨이 원작으로 매주 연재하는 이 웹툰에 광고를 삽입해 이용자를 모은 것이다. 웹툰 독자와 게임 이용자가 모두 10~20대로 겹친다는 점에 착안한 마케팅 방식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갓오브하이스쿨은 출시 5일 만에 3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데 이어 21일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8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 모바일 게임업체들이 국내에서 독보적인 유통 플랫폼이었던 ‘카카오 게임하기’를 떠나 다양한 마케팅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게임 플랫폼 다변화

탈(脫)카카오 바람의 시발점이 된 것은 지난 3월 출시된 넷마블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레이븐이다. 넷마블은 레이븐의 마케팅을 네이버에 일임하는 대신 수익을 나누기로 계약을 맺었다. 네이버는 포털 광고는 물론 차승원 등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TV 광고로 출시 5일 만에 레이븐을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올려놨다. 레이븐의 성공으로 네이버는 게임 마케팅 플랫폼 역할까지 하게 됐다. 넷마블은 차기작 크로노블레이드의 마케팅도 네이버에 맡겼다.

플랫폼 다변화 움직임은 대형 게임사 위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스마일게이트는 카카오 게임에 대항할 모바일 게임 유통 플랫폼 ‘스토브’를 선보였다. 스토브는 게임 개발과 출시, 서비스 운영, 이용자 분석까지 다양한 솔루션을 갖춰 개발사를 지원한다.

게임빌은 자회사 컴투스와 지난해 통합 글로벌 게임 플랫폼 ‘하이브’를 선보였다. ‘서머너즈워’ ‘다크어벤져2’ 등이 하이브를 통해 성공한 대표적 게임이다. 특히 같은 플랫폼을 이용하는 게임끼리 아이템을 교차 제공해 이용자를 공유하는 크로스 마케팅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의 글로벌 성공으로 지난 1분기 매출 937억원을 거뒀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다.

○TV 광고 증가…게임업계 양극화

TV 광고가 급증한 것도 최근 모바일 게임업계에 나타난 흐름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모바일 게임 TV 광고비는 약 493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40억원) 대비 12배가량 증가했다.

모바일 게임 TV 광고 시장이 커진 것은 작년 6월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이 ‘클래시오브클랜(CoC)’의 TV 광고를 시작하면서다. TV 광고에만 100억원 이상이 들어간 CoC는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CoC가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외 모바일 게임사의 TV 광고가 부쩍 늘었다. 라인 ‘라인레인저스’, 넷마블 ‘레이븐’, 웹젠 ‘뮤오리진’ 등 국내 출시 모바일 게임의 초기 마케팅 채널이 TV 광고로 몰리는 현상이 빚어졌다.

TV 광고를 활용한 마케팅이 치열해지면 게임업계의 양극화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CoC와 레이븐에 투입된 마케팅 비용만 각각 300억원, 1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중소 게임사는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이다. 중소 게임업체 관계자는 “고래들의 돈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는 상황”이라며 “결국 소규모 개발사는 마케팅 지원 능력이 있는 대형 유통사를 만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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