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 감소 우려에 하락한
대한항공·아시아나 상승세
산성앨엔에스 5일간 38%↑
한국전력, 시가총액 3위로
[ 이고운/김동욱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 우려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메르스 이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큰 폭의 조정을 받았던 항공주와 화장품주, 면세점주 등이 메르스 발생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연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고, 코스피지수도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신세계 16% 급등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5.75% 급등한 643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는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달 19일 종가(6700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메르스 발생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이 줄고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지난 15일엔 5680원(종가)까지 빠지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회복세를 타고 있다. 대한항공도 3.96% 상승한 3만9350원을 기록하며 메르스 사태 전 주가(4만1050원) 언저리에 다가섰다.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감소 우려로 투자심리가 움츠러들었던 면세점주와 일부 화장품주도 분위기가 바뀌었다. 사업권을 획득하면 요우커가 몰리는 서울 명동에 시내면세점을 차리겠다고 발표한 신세계는 이날 16.4%나 급등했다. 호텔신라도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에 4.74% 상승했다. 마스크팩 업체로 대표적인 중국 수혜주로 꼽히는 산성앨엔에스는 0.97% 오른 10만4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5일 7만5400원(종가)까지 밀렸던 주가가 5거래일 만에 37.93% 반등했다.
코스피지수도 지난 16일 2028.72를 저점으로 4거래일 연속 반등하며 2055.16으로 올라섰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실적 발표가 다가오면서 메르스와 상관없이 실적 성장성이 있는 업종에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당분간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단기간에 빠르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그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11개월가량 걸렸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연일 최고치 경신
메르스와 상관없이 대형주의 순위 교체도 이어졌다. 이날 한국전력(시가총액 29조6587억원)은 4.76% 급등하면서 1.54% 반등하는 데 그친 현대자동차(29조764억원)를 제치고 시가총액 3위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전력은 정부가 한시적 요금 인하 계획을 밝힌 것이 오히려 ‘전기요금 대폭 인하 우려가 사라졌다’는 호재로 해석됐다.
최근 들어 대형주 중 ‘나홀로 강세’를 보였던 화학주는 부진했다. LG화학이 2.47% 하락했고 롯데케미칼은 5.37% 급락했다. 지난주까지 화학업종지수는 1주일간 4.64% 상승하며 화장품, 정보기술(IT)가전, 증권 등 주요업종을 제치고 주간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화학업종의 2분기 영업이익 증권사 추정치도 연초 대비 19.7% 높아졌지만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몰리면서 약세를 보였다.
대형주와 달리 중소형주는 강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4.69포인트(0.64%) 오른 734.61에 마감하며 2007년 12월10일(739.19) 이후 처음으로 730선을 넘어섰다. 강태신 KB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연구개발(R&D) 성과와 성장성이 뚜렷한 중소형주가 늘고 있는 만큼 중소형주 강세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고운/김동욱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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