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당무 '보이콧'…갈라지는 새정치연합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 강행에 非盧진영 강력 반발

김관영·박광온, 임명장 안받아
유승희 최고위원도 회의 불참

박지원 "특정 계파가 독점"
천정배 신당 움직임과 맞물려
"분당으로 갈 수도" 관측 많아


[ 은정진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범친노(친노무현)·주류로 분류되는 최재성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한 것을 놓고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임명 강행에 반발해 24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며 당무 거부에 들어갔다. 전날 임명된 비주류 김관영 수석 사무부총장(김한길계)과 박광온 비서실장도 임명장을 받으러 오지 않았다. 최고위원회의에는 유승희 최고위원도 불참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정청래 전 최고위원의 ‘공갈사퇴’ 발언으로 충돌,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고 복귀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는 기능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단 반발 움직임도

이날 최 사무총장 임명에 대한 주류와 비주류 간 설전이 이어졌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충분히 논의돼 결론이 내려진 만큼 서로 화합하고 단결하는 모습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 최고위원은 “당의 화합을 저해하고 친노 패권주의 청산에 역행하는 인사”라며 “안 그래도 신당·분당이니 하며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비노 진영 의원들은 친노 인사인 최 사무총장이 내년 공천 과정에서 형평성이나 공정성을 지킬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번 인사는 특정 계파가 독점하고 편한 사람과만 함께 가겠다는 신호탄”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추후 최고위원회의 참석 여부와 관련, “현재로서는 나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내 친노-비주류는 혁신위원장을 비롯한 인선 때마다 사사건건 충돌했다. 문 대표가 친노 성향의 조국 서울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인선하려고 하자 이 원내대표를 비롯해 비주류계가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결국 전 최고위원이 추천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으로 선회했고 비주류에서 이를 수용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때와 달리 이번엔 문 대표가 인사를 강행하면서 비노 의원들로 구성된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회원들은 이날 모임을 하는 등 최 사무총장 임명에 대한 집단 반발 움직임도 있다.

◆사무총장 어떤 자리길래

계파 갈등이 빚어지는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사무총장이 가진 역할 때문이다. 사무총장은 공천과 선거 실무를 지휘하는 ‘총선 야전사령관’으로 불린다. 평상시엔 당 사무처 조직의 인사권과 재정권을 가지고 있고, 공천시엔 공천심사위원장을 겸직한다. 차기 총선 공천을 앞둔 의원들에겐 초미의 관심 대상일 수밖에 없다.

문 대표가 최재성 카드를 밀어붙인 것은 각종 ㈍?협상을 이끌어오며 당권의 큰 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 원내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의중이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반면 이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주류 입장에선 지난 5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5표 차로 석패한 최 의원이 사무총장이 되면서 총선을 앞두고 껄끄러운 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당시 이 원내대표를 지지했던 의원들을 대상으로 최 사무총장이 보복성 공천심사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내홍이 최근의 ‘천정배 신당론’과 맞물리면서 분당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당 안팎의 관측이 적지 않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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