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단독]부채비율 2000% 넘은 신세계건설, 500억 영구債 발행

입력 2015-06-25 07:04   수정 2015-06-25 08:18

금리 연 5.3%… 2년 뒤 콜옵션 행사 가능
부채비율 2282.9%… 영구채 전액 자본으로 인정받으면 800%대 초반까지 하락



이 기사는 06월24일(23:3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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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이 26일 500억원어치의 신종자본증권을 사모(私募)로 발행한다. 부채비율이 2000%를 넘을 정도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신종자본증권은 명목상 만기는 있지만 발행 기업의 요청에 따라 만기가 계속 연장될 수 있다. 그래서 ‘영구채(永久債)’로도 불린다. 사실상 ‘정해진 만기’가 없기 때문에 회계 기준상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신세계건설의 이번 신종자본증권도 명목 만기는 30년으로 돼 있지만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이자는 연 5.3%다.

다만 이 영구채에는 신세계건설이 발행 2년 뒤에 조기 상환을 할 수 있다는 조건(콜옵션)이 붙어 있다. 만약 2년 뒤 상환하지 않고 만기를 연장하면 그때부터 이자는 연 5.3%에 2.5%포인트를 얹은 연 7.8%가 된다. 그 뒤에는 1년마다 0.5%포인트의 추가 이자가 붙는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영구채 발행 기업들이 콜옵션을 행사해온 관례를 볼 때 신세계건설도 발행 2년 뒤 조기 상환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투자자들은 2년 만기 채권을 연 5.3%의 고금리를 받고 투자하는 셈이 된다. 투자자 중엔 공제회와 저축은행, 증권사 등이 포함돼 있다.

작년 말 기준 신세계건설이 보유 중인 현금은 21억6500만원밖에 안 된다. 2013년 말까지만 해도 270억원이 넘었지만 1년 새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부채비율은 2010년 말 164.4%에서 작년 말 2282.9%로 14배 치솟았다. 3년 전부터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추진한 트리니티 골프장 건설을 위해 2500억원 규모의 돈을 외부에서 끌어다 쓴 데다, 2013년 서울 길음동 주상복합 건설 사업에서 800억원대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손실이 났기 때문이다.

신세계건설은 이렇게 악화된 재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작년 11월에도 10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모회사인 이마트가 영구CB 발행 지원에 난색을 표하면서 무산됐다.

이번 영구채를 전액 자본으로 인정받으면 신세계건설은 부채비율을 800%대 초반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 그러나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지금까지 통상 영구채 발행량의 절반만 자본으로 인정해준 관례에 비춰보면, 신세계건설의 영구채도 250억원어치만 자본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IB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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