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벼랑 끝 전술' 되풀이하는 버스노조

입력 2015-06-25 20:33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 강경민 기자 ] 버스 첫차 시간인 오전 4시를 10여분 앞둔 25일 새벽 3시50분.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시급 3.7% 인상에 합의했다. 앞서 노조는 시급 7.29% 인상을 요구한 반면 사용자 측인 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은 임금 동결을 주장했다. 예고된 버스파업 시한을 10분여 앞두고 극적으로 임금 협상이 타결됐다.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었다. 3년 전인 2012년 5월18일 오전 4시40분.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예고된 파업 시한을 40분가량 넘겨서야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이번 버스 노조의 파업 예고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파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서울시 관계자는 거의 없었다. 서울시는 23일 파업에 따른 비상수송대책을 내놨으나 내부에선 긴박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2012년 이후 버스 노사가 매년 합의하는 임금 인상률은 3%대다. 2012년에도 노조는 9.5% 임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최종 합의안은 3.5% 인상이었다. 이번 협상에서도 노조가 처음부터 기대한 임금 인상률은 3% 중반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사측과 서울시를 압박해 임금 인상을 관철시키는 건 되풀이되는 연례행사다. 서울 버스노조가 파업?벌인 것은 1997년이 마지막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조는 서울시가 버스 파업을 그냥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금 협상은 버스 노사가 벌이지만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현 구조상 실질적인 사용자는 서울시다. 버스 파업이 강행되면 비난의 화살은 서울시로 몰릴 수밖에 없다.

노조의 이 같은 전략이 통하면서 서울 시내버스 기사의 평균 연봉은 2003년 2687만원에서 지난해 4424만원으로 상승했다. 마을버스 기사 연봉의 두 배가 넘는다.

27일부터 버스요금은 지금보다 150원 오른다. 버스 기사의 월급은 버스회사가 지급하지만, 회사 측의 적자는 서울시가 세금으로 전액 보전한다. 결국 인상된 요금은 버스 기사들의 임금 보전에 쓰이는 것이다. 노조의 ‘벼랑 끝 전술’에 서울시가 언제까지 휘둘릴지 궁금하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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