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진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비자금 마련 창구로 보이는 KKG가 최근 사세를 무섭게 확장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KKG라는 회사는 평양시내 택시 운행부터 공항버스 운행 사업, 부동산 개발, 원유 탐사까지 사업 범위를 급속하게 늘려가고 있다. FT는 KKG가 김정은 일가의 비자금 창구 역할을 하는 노동당 39호실 산하 고려대송무역총국에 소속된 것으로 추정했다. 노동당 39호실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비자금 관리 목적으로 1970년대 설립한 조직으로 화폐 위조와 마약, 무기 밀매 등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39호실 아래 고려대송무역총국 같은 기업이 여럿 있고, 이들은 다시 프로젝트별로 수많은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011년 이후 북한의 핵 개발에 대응해 경제제재를 가하면서 39호실 산하 기업들이 기존 이름으로는 외화벌이를 하기 힘들어지자 KKG 같은 새로운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FT는 추정했다.
KKG는 홍콩 퀸스웨이그룹과 합작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퀸스웨이그룹은 중국 정보기관 출신이 이끌고 있다.
퀸스웨이그룹은 2006년 북한에 처음 진출해 평양에 초고층 빌딩을 건립하는 ‘KKG 애버뉴’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와 합작해 만든 중국 벤처기업 소나골을 통해 북한에서 지속적으로 석유 탐사작업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소나골 싱가포르 법인 관계자는 KKG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KKG는 퀸스웨이를 통해 앙골라의 유전 개발과 짐바브웨의 다이아몬드 채굴사업뿐 아니라 미국 맨해튼과 싱가포르의 부동산 투자사업에도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보도했다.
KKG에 택시를 공급하는 중국 화타이모터스 관계자는 “KKG가 북한에서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FT는 “경제제재로 비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39호실 관련 기업을 통해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으며 39호실의 지원을 받는 KKG가 이 외화벌이 사업의 핵심 조직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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