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구임대주택 2만가구 관리…'무주택자 수호천사' SH공사

입력 2015-06-26 07:10  

Cover Story - SH공사

시민과 함께하는 주거복지 공기업
입주민에게 의료서비스 등 편의 제공
하자관리 전담 늘려 주민 불편 최소화

도시재생 전문 공기업의 면모
경제기반 조성·근린재생 등에 1조 투입
맞춤형 공동주택 1만가구 공급 추진



[ 이해성 기자 ]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대치1단지’ 영구임대아파트. SH공사가 지은 이 단지엔 1623가구가 들어서 있다. 입주민 중 60%가량이 몸이 불편한 노인이다. 단지 안을 둘러보니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를 저는 노인,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노인, 소주병을 들고 다니는 노인….

서울 아파트 부촌으로 통하는 개포동 한복판에 이런 단지가 있다니. 그런데 이들 노인을 마주칠 때 일일이 포옹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다니는 여성들이 보인다. 노인들은 이 여성들을 오랜만에 만난 자식처럼 무척 반긴다. SH공사 소속 주거복지상담사들이다. 이들은 서울 시내 영구임대주택 17개 단지를 ‘내 몸같이’ 돌보는 사람들이다.

서울 강서구 가양 5단지(2411가구), 노원구 중계3단지(2619가구), 동대문구 면목단지(905가구), 강남구 대치1단지(1623가구) 등 2만2370가구 영구임대주택을 관리하고 있다. 단순한 관리가 아니라 ‘무한 책임’이다. 일일이 찾아가 고충을 들어주는 건 가장 기본적인 일. 장수사진을 찍어주는 등 생활의 활력소가 돼 준다. 필요한 의료서비스, 요양시설을 연결해주기도 한다. 임대료나 관리비를 연체해 퇴거 위기에 몰린 가구를 구제하는 일도 이들 몫이다. 각종 사회적 기업과 연계해 일자리를 알아봐주는 것도 큰 임무다.

임대주택 공급기관서 주거복지 전문기관으로

그런데 임대주택 2만2370가구를 돌보는 SH주거복지상담사는 현재 15명뿐이다.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인사과장(소령)으로 전역한 뒤 사회복지사로 전향한 최원준 씨는 가양5단지를 맡고 있다. 그는 가장 기억나는 사람으로 당뇨를 앓고 있던 한 홀몸노인을 꼽았다.

“정말 까다로운 성격을 갖고 계셔서 참 힘들게 모셨어요. 어느 날 당뇨합병증으로 실명 위기가 왔는데 저를 가장 먼저 부르시더라고요. 119를 불러 병원에서 다행히 제때 치료를 받게 했어요. 그 다음부터는 저를 자식같이 살갑게 아끼시더라고요.”

경기 군포시 의원을 지낸 바 있는 정명원 SH공사 주거복지상담사 단장은 “지난 5월29일 제정된 주거기본법은 우리 공사의 주거복지상담사 활동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현장 최일선에서 취약계층의 주거복지를 위해 분투하는 인력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 하우징(Seoul Housing)의 머리글자를 딴 SH공사. 일반인들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하다. 하지만 서울 시내 취약계층엔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관리하는 임무를 묵??해온, 익숙한 공기업이다. 요새는 ‘주거복지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SH공사는 올 들어 5대 사업목표를 설정하고 ‘시민에 가장 밀착한 공기업’ 전환을 선언했다. 첫 번째 목표가 ‘촘촘한 주거복지’다. 서울 지역 임대주택 공급 및 시설물 관리라는 단순한 기존 업무를 넘어 ‘맞춤형 주거복지’를 위해 4개 권역(남부, 서부, 북부, 중부) 주거복지단을 새로 출범시켰다. 특히 1인 가구, 장애인,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2018년까지 맞춤형 공동주택 1만가구를 공급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민간토지, 시유지, 구유지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을 선보이기로 했다. 서울 가리봉뉴타운해제구역에 도입될 ‘사회주택’이 그중 하나다.

서울 도시재생 전담기관

SH공사의 두 번째 목표는 ‘공공 디벨로퍼로의 혁신’이다. 택지개발 후 임대주택 공급뿐 아니라 지역 자체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창동·상계 지역에 복합문화공연시설과 비즈니스센터를 세우는 일이 대표적이다. SH공사는 이를 위해 ‘도시재생 리츠(부동산 투자펀드)’를 만들어 민간자금, 연기금 등의 투자를 유인할 계획이다. 이를 포함해 총 1조750억원을 모아 경제기반 조성(6210억원), 근린재생(2490억원), 공익사업(2050억원)에 쓰기로 했다.

세 번째는 ‘하자 제로(0) 주택건설’이다. 하자관리 전담직원을 세 배 늘려 서비스혁신처를 신설했다. 하자관리 대행 전문업체를 선정하고 입주 시 미처리 하자가 일정 수준 이상일 때는 부적격업체로 분류해 墩好?참여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주민 불편을 줄이는 차원에서 일단 먼저 하자처리를 한 뒤 이들에 대한 구상권 행사를 하기 위해 100억원가량의 예산도 편성했다. 네 번째는 부채 감축이다. 자금조달 방식 다양화, 공정관리를 통한 선수금 감축, 재고자산 매각 등을 통해 2018년까지 부채를 3조원 감축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성과는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

다섯 번째는 청렴하고 효율적인 개방형 조직으로의 변신이다. 부정과 비리에 무관용하는 ‘원 아웃제’를 원칙으로 하고 입찰공개시스템 등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 처장급 이상 고위직에는 민간 전문가를 대거 영입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역활성화를 논의하는 ‘SH아카데미’를 통해 5000명의 지역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사업 기획·설계→투자→건설→입주→평가 및 관리 전 단계에 시민을 참여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언제나 시민과 함께하며 말로만 하는 게 아닌, 그동안 전혀 보지 못했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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