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구매자 전날 밤부터 10시간 기다려
"첫날 완판 예상"…해외 이어 국내 흥행 예고
[ 김민성 기자 ] 26일 아침 서울 명동 프리스비 매장 앞. 애플 첫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의 국내 공식 판매 시작 시간인 오전 7시 이전 새벽부터 50여명의 인파가 매장 앞에 줄을 섰다.
전날부터 쏟아진 장맛비도 국내 애플 마니아의 '아이웨이트(iWait)'를 막지는 못했다. 오전 7시 이후 150여명으로 불어난 인파는 명동 프리스비 주변 상점을 끼고 200미터 가까운 행렬을 이었다. 모두 우산을 받쳐든 채 말이다.
오전 7시 정각, 프리스비 직원이 공식 판매 시작을 알리자 1호 구매고객이 입장했다. 주인공은 직장인 이수민(40)씨. 이 씨는 전날 밤 9시부터 비가 오는 명동 거리에 홀로 섰다.
10시간의 기다림 끝에 국내 첫 공식 판매된 1호 애플워치의 주인이 됐다. 몸체 42mm 크기의 1스테인리스 재질 모델(132만원)을 구입했다.
1호 구매자가 된 이씨가 피곤한 기색도 없는 기쁜 표정으로 매장을 나서자 취재진은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출시 첫날 풍경을 담으려는 국내외 신문 방송 등 취재진도 이날 새벽부터 매장 앞에 진을 쳤다.
인기아이돌 그룹인 샤이니의 멤버 키도 아이웨이트에 동참했다. 이른 아침부터 우산을 쓴 채 입장을 기다린 키는 대기번호 97번으로 애플워치 구매에 성공했다.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애플 워치 구매 인증 사진을 올려 시선을 끌었다.
다른 고객들도 오전 7시 개장 이후 순서대로 임장해 원하는 애플워치와 밴드를 손에 착용했다. 전시된 애플워치 중 원하는 아이템을 현장 직원에게 요청하면 약 10~20분 동안 제품별 특징과 함께 아이폰 등 다른 애플 제품과 연동하는 방법 등을 1대1 상담 받았다.
가격은 가장 싼 애플워치 스포츠(38mm)가 43만9000원이다. 최고가는18K 금으로 만들어진 애플워치 에디션(38mm)으로 2200만원이다. 밴드는 스포츠 밴드, 가죽 루프, 밀레니즈 루프 등 6가지 디자인의 17종이다. 밴드 가격도 6만5000원부터 56만5000원까지 다양했다. 프리스비 명동점과 청담 분더샵은 국내 애플 프리미엄 리테일(APR) 중 유일하게 18K 금 애플워치 에디션을 공개했다.
애플워치 구매는 1인당 1개씩만 가능하다. 출시 당일 예약없이 선착순으로만 판매해 현장 열기가 더 뜨거웠다. 프리스비 측은 "오늘 1차 판매분이 완판될 것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애플워치 국내 출시 모델은 스포츠, 기본형, 에디션 3종류다. 시계 몸통 크기는 남성과 여성의 손목 크기 차이에 따라 38mm(340x272픽셀), 42mm 모델(390x312픽셀) 2가지. 여기에 밴드 재질을 달리하면 총 54가지다.
국내에는 애플 공식 스토어가 없는 탓에 프리스비 등과 같은 애플 프리미엄 리테일(APR)이 대행 판매했다. 애플워치는 자체 통신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이동통신사는 판매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통사 판매와 공식 스토어도 없고, 날씨마저 궂었던 한국에서도 아이웨이트 장사진이 펼쳐지자 애플워치의 국내 흥행도 점차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애플은 전세계 400여 곳 애플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신제품 발표 때마다 전용 공간을 활용 '아이웨이트'를 연출하는 등 고도의 홍보전략을 펼치고 있다.
애플 신제품을 사려는 소비자가 출시일에 애플 스토어 앞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인 아이웨이트는 전세계에 애플만의 독자적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를 각인시킨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외부로는 애플 고객의 높은 충성도를 과시하고, 내부적으로 이들 고객에게 다양한 축하 및 선물 행사를 마련하는 등 공간 활용 이점이 있다.
애플워치는 이미 해외에서 흥행 대박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 단 2개월 만에 700만대 판매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경쟁사 삼성전자가 지난 2013년부터 내놓은 갤럭시 기어, 기어S 등 6종의 스마트워치의 판매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3배 이상 많다.
특히 아이폰6의 국내 점유율이 30%까지 치솟으면서 아이폰과 연동되는 애플워치의 국내 판매량도 덩달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첫 원형 스마트워치 일명 '기어 A(프로젝트 오르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스마트워치 최초로 회전 베젤을 채용했다. 아날로그 잠수용 시계에 보편화된 단방향 회전 베젤을 양 방향으로 돌려 마치 마우스 휠처럼 쓰는 것이 특징이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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