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대회에서 티와 함께 가장 많이 쓰는 소모품인 골프공도 선수들은 허투루 다루는 법이 없다. 어떤 공을 쓰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지기도 해서다. 아이언 날에 깎인 상처가 있는지 표면을 세심하게 살피는 것은 기본이고, 습기가 먹지 않게 손수건으로 수시로 닦아 애지중지 모시기도 한다.
경기 전 제품 브랜드와 번호만 신고하면 되는 게 규정이지만 선수들은 그 볼에 개성까지 담는 경우도 많다. 타이틀리스트를 사용하는 이정민(23·비씨카드)은 상표 위에 점 세 개를 찍는 ‘단순파’다. 골프공 딤플에 유성펜으로 역삼각형 표시를 한다. 감정 동요가 적은 경기 성향에 어울리는 표시다.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스릭슨 골프공에 별 다섯 개를 그린다. 노랑, 빨강, 초록, 파랑, 보라의 다섯 가지 색을 골라 경기 전날 밤에 미리 칠해 놓는다. 올 시즌 3승을 챙긴 전인지는 “친한 언니가 공에 표시하는 것을 보고 고등학생 때부터 지켜온 버릇”이라며 “최소한 별 다섯 개만큼 우승하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신성 박성현(22·넵스)의 공에는 자신의 영문 이름 마지막 글 愍?‘HYUN’이 쓰여 있다. 멀리서도 자신의 공을 알 수 있도록 큼직하게 쓰는 것이 특징. 선 굵은 그의 경기 스타일을 꼭 빼닮았다. 황지애(22·볼빅·사진)는 10년째 곰발바닥 문양을 새겨 넣어 쓰는 ‘기원파’다. 메이저 18승을 올린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75)를 존경한다는 그는 “은퇴한 이후에도 골프대회 역사에 작은 족적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박상익·이관우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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