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김창근·김영진·유상호·김경배…전문경영인 요람 연세대

입력 2015-06-26 19:11   수정 2015-06-26 19:13

Cover Story - 연·고대 경영대 '100년 전쟁'



연세대 경영학과는 경제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 경영인의 산실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81학번) 등 오너경영인도 적지 않다. 국내 주요 기업의 경영진에 연세대 경영학과 동문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70학번) 역시 경영학과 동문이다. 경영학과 동문의 활약으로 ‘연세대 상대 전성시대’라는 얘기가 나온다. 경영학과 동문은 오는 8월 완공 예정인 경영관 신축에 거액을 쾌척하면서 모교 발전에도 힘을 보탰다.

뷰티·물류 등 산업계 꽉 잡은 ‘연경인’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서경배 회장이 대표적인 동문 경영인이다. 서 회장은 1997년 서성환 선대 회장으로부터 태평양의 바통을 넘겨받아 18년 동안 기업을 이끌면서 아모레퍼시픽을 세계적인 뷰티기업으로 키웠다.

서 회장이 사장이 된 1997년은 회사가 프랑스 등 해외시장 진출에 실패한 뒤 난항을 겪던 시기였? 서 회장은 ‘선택과 집중’으로 회사를 일으켰다. 건설, 증권, 야구단, 농구단 등 본업과 거리가 먼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화장품에 집중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때 아모레퍼시픽이 단단한 성장 발판을 다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K뷰티’의 선두주자가 된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최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3월 제24대 상경·경영대학 동창회장으로 선출된 서 회장은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많은 이들이 위기를 이야기하지만 연세 경영인들은 한국 경제와 산업이 세계 경쟁력을 갖춰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쓰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영대학 기금에 100억원을 기부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사상 최연소(45세)로 대표직에 올라 화제가 된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83학번) 역시 동문이다. 김 사장은 1990년 현대정공에 입사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수행비서와 정몽구 회장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이후 현대차 글로벌전략실장 등 요직을 거쳐 2009년 45세의 나이에 현대글로비스 대표가 됐다. 그는 매출 7조원이 안 되던 회사를 6년 만에 14조원 회사로 두 배 이상으로 키웠다.

아세아시멘트 아세아제지 등을 소유한 아세아그룹의 이병무 회장(59학번)은 대표적인 오너 동문이다. 1997년부터 4년간 연세대 상경대학 15·16대 동문회장, 2002년부터 6년간 24·25대 총동문회장을 지냈다. 경영대학 신축에도 5억원을 쾌척했다.

고병헌 금비·삼화왕관 회장(64학번)은 연구 업적이 우수한 상경·경영대 교수에게 주는 초헌학술상을 제정해 후원하고 있다. 고 회장은 2005년과 2011년 각각 3억원, 올해 1억원 등 총 7억원을 경영관 신축 기금에 기탁했다. 한국 특수선재 산업 분야의 대표주자 고려제강의 홍영철 회장(67학번) 역시 오너 동문의 반열에 있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68학번)은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들로부터 최적의 전문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사장(74학번)은 1360여명의 의사와 2620여명의 간호사가 근무하는 상급종합병원을 경영하고 있다. 통상임금 확대와 정년 연장 등 노동계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노무 관련 업무를 총괄하며 ‘재계 소방수’로 주목받고 있는 윤여철 현대차 노무담당 부회장(72학번) 역시 경영학과 동문이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95학번)은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해 국내 2위인 금호타이어를 추격하면서 해외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홍선 극동유화 회장(58학번), 김정수 제이에스앤에프 회장(69학번), 한영재 노루그룹 회장(73학번), 심장식 화인파트너스 회장(73학번), 김영진 한독 회장(75학번), 구본걸 LF 회장(76학번),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84학번) 등도 대표적인 경영학과 동문이다, 이들은 경영대학의 발전을 위해 거액을 쾌척했다.

‘연금회’에 힘 싣는 금융·회계업계 동문

연세대 동문은 금융계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인 ‘서금회’에 이어 최근 ‘연금회(연세대 금융인회)’가 부상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주열 총재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경제 75학번), 임종룡 금융위원장(경제 78학번) 등과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있는 ‘연대 상대 전성시대’의 주역이다.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70학번) 역시 경영학과 동문이다.

최흥식 하나금융지주 고문(71학번)도 대표적인 금융계 인사로 꼽힌다. 2012년부터 2년간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내고 현재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75학번),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78학번),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81학번),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85학번)도 증권계에서 맹활약 중이다. 주요 회계법인에서도 경영학과 동문이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김홍기 삼일회계법인 대표(75학번), 권승화 한영회계법인 회장(76학번)이 주인공이다.

1980년대 이후 학번 동문은 컨설팅 등 전문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병남 보스턴컨설팅그룹 대표(82학번), 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 대표(82학번), 심태호 에이티커니 대표(92학번) 등이다. 맥킨지에서 한국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디렉터(고위 임원급) 직을 맡은 김용아 씨(92학번)도 경영학과 동문이다.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경영학과 70학번이다. 1974년 외무부에 들어간 뒤 2006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수석대표, 2007~2011년 통상교섭본부장(장관급) 등을 지냈다. 2010년 제39대 서대문구청장으로 선출된 이후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74학번) 역시 공공 부문에서 활약하는 동문이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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