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엘리엇 '안갯속 판세'
삼성의 '우군 확보' 위한
주주가치 제고案에 촉각
[ 임도원/좌동욱/정소람 기자 ] ▶마켓인사이트 6월28일 오후 4시50분
이번 주는 삼성그룹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간 공방이 분수령을 맞는 시기다. 우선 엘리엇이 법원에 제기한 삼성물산 주주총회 결의 금지와 자사주 의결권 금지 등 가처분 소송의 법적 결정이 다음달 1일까지 내려질 전망이다. 국제의결권행사 자문기구인 ISS도 이르면 7월2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찬반 의견을 내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합병 찬반 여부를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넘길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주총에서의 합병안 통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그룹의 삼성물산 지분은 삼성SDI 7.18%를 비롯해 총 13.99%다. 삼성물산의 자사주를 매입한 KCC 지분(5.96%)을 합쳐도 19.95%에 그친다.
합병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참석 주식 3분의 2, 총 주식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주총 참석률을 70%로 가정하면 총 주식 수의 47%가량을 찬성표로 확보해야 한다.
투자은행(IB)업계 喚窩渼?“삼성이 국민연금의 찬성을 받아내고, ISS가 반대하더라도 국내외 기관투자가의 지지를 이끌어내면 승산이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엘리엇은 이 과정에서 결과에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하면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등을 통해 차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그룹에 주식을 비싼 값에 사줄 것을 요구하는 ‘그린메일’을 보낼 수도 있다. 합병이 무산되면 합병반대 세력과 연대해 삼성물산의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장기전으로 끌고갈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은 내부적으로 주주권익 보호위원회 설치, 바이오사업 등 신사업 육성방안, 인수합병(M&A) 전략, 합병법인 배당성향 제고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배당 등 통합 전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이익을 직접 돌려주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한 합병비율을 바꾼다는 반론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불확실하다는 관측이다.
임도원/좌동욱/정소람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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