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유승민 사퇴" 총공세 … 29일 최고위서 '결판'

입력 2015-06-28 22:10  

새누리 '원내대표 거취' 놓고 갈등 격화
"劉 사퇴 거부땐 최고위원 동반 사퇴" 압박
일부 非朴의원 "대통령이 黨위에 군림" 반발



[ 유승호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뒤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당 안팎의 사퇴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29일 열릴 예정인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가 최종 결판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에도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근혜(친박)계의 사퇴 요구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하기로 하고 이에 필요한 서명 작업을 마쳤다.

새누리당은 29일 오전 경기 평택시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이때까지 유 원내대표 본인이 거취에 대해 밝히지 않으면 일부 최고위원이 사퇴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기류는 유 원내대표 사퇴 쪽으로 기울었다. 최고위원회는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김태호 이인제 김을동 이정현 최고위원, 유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원회 의장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서 최고위원은 친박계 좌장이다. 그는 유 원내대표 거취에 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해 왔지만 친박계 의원들의 요구를 대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서 최고위원은 26일 친박계 의원들과 만나 의견을 나눴다. 서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서 최고위원이 (친박계 의원들의 요구에 대해) 큰형으로서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을동, 이정현 최고위원 역시 친박계다.

김태호, 이인제 최고위원은 비박근혜(비박)계지만 유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밝혔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25일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를 재신임한 것과 관련, “보류됐지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26일 트위터에 “사퇴가 정도”라는 글을 남겼다.

최고위원들이 공식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면 유 원내대표도 버티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간 중립을 취했던 김 대표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가 관건이다. 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은 “김 대표 입장에서도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집권 3년차에 대통령과 맞서기는 정치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는 계산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최고위원들이 동반 사퇴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동반 사퇴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의원총회 개최에 필요한 서명 작업을 끝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 거취가 결정되지 않으면 의총을 열어 이를 다루겠다는 것이다.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의총을 열기 위한 요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일부 비박계 의원들이 “대통령이 여당 위에 군림하려 한다”고 반발하는 등 당내 계파 갈등이 심해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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