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수지 기자 ] 인간 모습을 한 최초의 로봇은 1973년 가토 이치로 일본 와세다대 교수팀이 개발한 ‘와봇1’이다. 머뭇거리지만 두 다리로 걷고 간단한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었다. 같은 연구진은 11년 뒤 ‘와봇2’를 선보였다. 와봇2는 악보를 읽고, 페달을 밟으며 피아노 건반을 쳤다. 그러나 와봇 시리즈를 완전한 인간형 로봇으로 부르기엔 무리가 있다. 동작이 매우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인간형 로봇으로는 2000년 일본 자동차기업 혼다가 선보인 ‘아시모’를 꼽는다. 아시모는 인간의 기본 행동인 걷기와 뛰기를 구현하는 데 선구자 역할을 했다. 아시모는 동작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었다. 2011년엔 시속 9㎞ 속도로 뛰고 두 발로 점프도 할 수 있는 신형 아시모가 나왔다. 시속 1.6㎞로 걷는 초기 모델보다 걷기 속력이 빨라졌고 동작 역시 부드러워졌다. 아시모는 올 3월 일본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지난해 도쿄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놀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겉모습까지 인간을 따라잡으려는 로봇도 있다. 도시바는 올해 초 여성의 모습을 한 로봇 ‘지히라 아이코’를 도쿄 미쓰코시백화점 안내데스크 사원으로 파견했다. 키 165㎝의 30대 일본인 여성 모습이다. 눈을 마주치면 미소를 짓고 인사를 한다. 사람의 근육 역할을 하는 공기 압력식 동작 생성장치 43개 중 15개가 얼굴에 몰려 있다. 덕분에 사람이 말할 때의 표정을 비슷하게 따라 할 수 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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