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민우 "다산네트웍스 제2 창업…M&A로 매출 1조 도전"

입력 2015-06-29 21:37  

벤처기업협회장 퇴임 후 경영 복귀한 남민우 회장

R&D 전담 법인 세우고 IT 부품사 솔루에타 인수
미국 명문 뱁슨칼리지 같은 창업 교육기관 세우고 싶어



[ 안재광 기자 ]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은 지난 2월 벤처기업협회장에서 퇴임하고 경영에 복귀했다. 지난 3년간 벤처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그는 숨돌릴 틈도 없이 사업구조부터 다시 짰다.

네트워크 장비사업을 하는 다산네트웍스를 둘로 쪼갰다. 국내외 통신사를 상대로 영업 및 연구개발(R&D)을 전담할 법인을 새로 만든 게 핵심이다. 북미 등 해외 쪽에서 일감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 게 회사 분할 배경이다. 사옥을 관리하는 다산알앤디는 다산네트웍스에 붙여 합병시켰다. 지난 5월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정보기술(IT) 부품 업체 솔루에타를 387억원에 인수했다. 최근 경기 판교 다산네트웍스 사옥에서 만난 남 회장은 “인수합병(M&A)은 다산네트웍스가 벤처로 시작해 창업 25주년이 되는 2018년 매출 1조원을 넘기는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솔루에타와 시너지 커”

남 회장이 지난달 솔루에타를 인수하자 ‘퓻騈?선택’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본업인 광 통신망에 필요한 네트워크 장비사업과 솔루에타의 전자파 차폐 소재사업 간 연관성이 높지 않아 보여서다.

하지만 남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봤다.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열리면 전자파 차폐 소재가 기존 스마트폰 등 모바일 위주에서 모든 전자 제품으로 확대될 것으로 판단했다.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제품에도 통신모듈이 들어가면 결국 기존 네트워크 사업의 ‘연장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 회장은 “통신장비 전자파는 부품 간 오작동을 유도하기 때문에 이를 차폐하는 테이프 같은 소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자동차 전장부품에도 앞으로 차폐기가 쓰이는 등 신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루에타가 대규모 제조설비를 갖추고 있는 것도 남 회장의 관심을 끌었다. 다산네트웍스는 네트워크 장비 설계와 여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만 개발하고 제조는 전부 위탁 생산 중이다. 남 회장은 “계열사 중 자동차 부품사업을 하는 DMC, 플랜트 열교환기를 만드는 DTS, 그리고 솔루에타 이렇게 ‘제조 3형제’를 묶어 중간지주사로 만드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10년 뒤 창업전문 대학 설립 꿈”

그는 “다산네트웍스 매출 가운데 해외 부문 비중이 올해 50%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소프트뱅크, 대만 청화텔레콤, 베?꼭?비에텔 등 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커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북미 통신사업자들과 대규모 납품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남 회장은 밝혔다.

남 회장은 “사업은 앞으로 10년 정도만 더 하고 미국의 뱁슨칼리지 같은 창업에 특화된 교육기관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미국 동부 보스턴 인근에 있는 뱁슨칼리지는 기업가 정신과 창업교육으로 이름난 명문 사립대학이다. 그는 “벤처기업인으로 내가 할 일은 후배 벤처인들을 많이 만들고 그들을 돕는 것”이라며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남이 안 하면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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