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연두, 샘표식품에게 '신의 한 수' 될까

입력 2015-06-30 10:05   수정 2015-06-30 10:27


[ 김아름 기자 ] ‘발효 명가’ 샘표식품이 천연 조미료 시장에서 콩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소고기, 해물을 이용한 분말 조미료가 대세였던 천연 조미료 시장에서 ‘액상 콩 조미료’ 연두로 시장 평정에 나섰다.

29일 샘표식품에 따르면 연두는 지난해 매출 171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16% 성장했으며 출시 첫 해인 2010년(16억원)에 비하면 5년 만에 10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국내 조미료 시장 규모가 최근 5년간 연평균 5% 감소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장이다.

연두가 출시되자마자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4세대 조미료’라는 콘셉트로 출시된 연두는 첫 해 1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고 이듬해에는 13억원으로 줄었다.

연두가 출시된 2010년은 맛선생과 산들애 등 원물을 갈아 만든 분말형 천연 조미료가 이제 시장에 안착한 시점이다. 3세대 조미료에도 익숙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4세대 조미료' 마케팅을 외면했다. 간장의 일종 아니냐는 인식도 있었다.

이에 샘표식품은 연두의 리뉴얼에 돌입, 2012년 5월 재출시에 나섰다. 색깔을 맑게 바꾸고 냄새를 줄이는 등의 제품 개선과 함께 마케팅 전략도 수정했다.

4세대 조미료라는 콘셉트가 기존 조미료에 종속되는 마케팅이라는 판단 하에 ‘요리 에센스’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안했다. “연두해요~”라는 CM송으로 소비자들에게 ‘요리에센스 연두’를 어필했다. 연두를 알리기 위해 샘플링 행사로만 100만 병을 쓰며 연두 알리기에 나섰다.
이 같은 전략 변경이 주효해 연두는 재출시 반 년 만에 매출 43억원을 올려 반등에 성공했다. 2013년에는 147억원, 지난해에는 171억원을 벌어들이며 매년 급성장을 이뤄냈다. 리뉴얼 이후 판매량만 1000만병을 돌파했다.

경쟁사들을 훌쩍 뛰어넘는 연구개발비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성과다.

샘표식품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10억원을 사용, 매출 대비 4.4%를 썼다. CJ제일제당, 농심, 대상 등 주요 식품업체들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가 1% 안팎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하다.

연두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자 처음 출시될 때만 해도 "제형이 바뀌었을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경쟁사들도 잇달아 유사 제품을 내놓고 있다.

올해에만 신송(요리가 맛있는 이유)과 CJ제일제당(다시다 요리수), 대상(요리에 한 수)이 액상 조미료를 출시, 연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액상 천연 조미료가 시장에서 성장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쟁 제품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연두가 시장 선점 효과를 장기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69년간 발효과학의 정수라고 불리는 장류를 생산하며 쌓아 온 노하우를 연두에 쏟아 부었다”면서 “오랜 기간 발효 기술만 연구해 온 샘표만이 만들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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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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