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지준율 인하에도 약발 안먹히자 거래세 인하도 저울질
[ 김동윤 기자 ]
중국 정부가 주식시장 안정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지난 주말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동시 인하에도 불구하고 이번주 들어 증시 하락세가 지속되자 양로보험기금의 주식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 기업의 신규상장 잠정 중단과 거래세 인하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가파르게 하락하던 상하이증시는 급반등했다.
양로보험기금 주식투자 최대 30%까지
상하이종합지수는 30일 전날 대비 5.53% 오른 4277.22에 마감했다. 지난 25일 이후 3거래일 연속 급락한 뒤 첫 반등이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오전 한때 4000선 밑으로 내려앉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와 재정부가 동시다발적으로 증시안정책을 내놓은 것이 주효했다. 장샤오쥔 CSRC 대변인은 지난 29일 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최근 중국 증시 급락은 그동안의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의 일환일 뿐”이라며 “투자자들은 좀 더 이성적으로 대처하고 루머에 致ㅅ프?말라”고 호소했다. 장 대변인은 또 “중국 정부는 국내 및 해외자금이 주식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재정부도 이날 저녁 홈페이지를 통해 ‘기본 양로보험기금 투자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총 3조5900억위안(2014년 말 기준)에 달하는 양로기금의 운용자산 중 최대 30%를 주식 및 주식 관련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중국 정부는 오는 13일까지 각계 의견수렴을 거쳐 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1조위안(약 180조원)이 넘는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 증감위와 재정부가 한밤중에 이 같은 소식을 발표한 것은 27일 단행한 기준금리 및 지준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증시 급락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9일 장중 한때 2%대 상승세를 보였지만 다시 하락세로 방향을 틀어 결국 3.34% 하락 마감했다.
신규상장 잠정 중단·거래세 인하도 검토
중국 현지 언론은 중국 정부가 조만간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증권망은 CSRC 내부 소식통을 인용, CSRC가 기업의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올 들어 중국 증시에는 총 175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고, 이 과정에서 1471억위안(약 26조4353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기업들이 신규 상장할 때마다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거액의 자금이 일시적으로 발이 묶이면서 증시 하락을 부채질해왔다. 장옌빙 저샹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덩치 큰 기업의 상장이 많아 시장 유동성 압박으로 작 淪杉?rdquo;며 “신규 상장이 중단되면 시장 안정에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경제망은 중국 정부가 증시 안정을 위해 인화세(印花稅·거래세의 일종)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증시가 과열 조짐을 보일 때는 인화세를 인상하고, 급락세를 보일 때는 인하하는 방식으로 증시에 개입해왔다.
이 같은 증시 부양책이 시행되더라도 중국 증시가 과거와 같은 상승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티브 순 HSBC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증시가 급락하는 것은 그동안 과도한 대출을 일으켜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의 계좌에서 나오는 반대매매 때문”이라며 “신용융자 잔액이 아직 2조위안가량 남았기 때문에 증시는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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