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예측 실패 우려되자 사모로 선회
포스코건설은 내달 만기 1000억 회사채 현금 상환키로
이 기사는 06월29일(14:3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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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기술투자가 26일 2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사모(私募)로 발행했다. 1997년 설립된 포스코기술투자는 포스코와 포스텍이 각각 95%, 5%의 지분을 보유한 벤처 캐피털이다.
채권의 만기는 1년 6개월, 금리는 연 3.5%다. 신용등급이 ‘A-’(투자 적격 등급 10개 중 상위 일곱 번째)인 포스코기술투자의 1년 6개월 만기 회사채 시가 평가 금리(연 3%)보다 0.5%포인트 높다.
이 회사는 작년 4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4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번과 달리 공모 방식이었다. 원래 3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발행에 앞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벌인 수요 예측에서 400억원의 투자금이 몰리자 증액했다. 첫 발행 “煮?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당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1년여 만에 다시 채권 시장을 찾으면서 공모가 아닌 사모를 택한 배경에는 공모 시 치러야 하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에 대한 부담이 깔려 있다. 공개적으로 투자자 찾기에 나섰다가 대량 미(未)매각 사태가 빚어지면 시장에서 ‘문제 있는 회사’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우려다. 괜한 걱정이 아니다. 이달 초 같은 그룹 계열사 포스코플랜텍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포스코 회사채’ 투자가 큰 위험을 안고 있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진 상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 사태는 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포스코의 지원 ‘의지’가 얼마나 약해졌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채권의 신용도와 직결되는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어느 투자자가 맘 놓고 채권에 투자하려 하겠느냐”고 했다.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 평가사들은 지난 3월 ‘포스코가 예전만큼 계열사들을 챙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포스코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떨어뜨렸다. 그때 포스코기술투자의 신용등급도 종전 ‘A0’에서 지금의 ‘A-’로 한 단계 떨어졌다.
이런 어려움은 포스코기술투자뿐이 아니다. 포스코건설은 다음달 4일 만기가 돌아오는 1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회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갚기로 했다. 포스코기술투자와 같은 이유로 새 채권 투자자 모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차환(새 채권을 발행해 기존 채권을 갚는 것)을 포기한 것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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