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둘러싼 세대갈등] 뿔난 청년들 "아버지·삼촌, 임금피크제로 일자리 나눠주세요"

입력 2015-07-01 20:59  

청년단체 '노동 구조개혁과 일자리 만들기' 세미나

임금체계 개편없는 정년 연장…기업, 인건비 부담에 고용 꺼려
고용안정 선물만 취하고 청년실업 외면하는 노조도 문제
기존 근로자 비용분담 책임 있어…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동참해야



[ 마지혜 / 박상용 기자 ]
청년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내년부터 근로자 정년이 60세로 연장돼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존의 호봉제 임금체계를 개혁하지 않고는 청년 신규고용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청년이만드는세상(청년만세)이 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연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청년 일자리 만들기’ 세미나에선 청년 고용을 위해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윤주용 청년만세 사무총장은 “생산성에 관계없이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을 올려주는 호봉제 임금체계는 그대로 둔 채 정년만 연장하면 기업 인건비 부담이 폭증해 청년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며 “중장년층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통 큰 양보로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나눠줘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만세는 20~30대 회원 130여명으로 구성된 비영리단체다.

기대수명 증가에 따라 정년연장은 필요하지만, 임금체계 개혁 없는 정년연장은 ‘재앙’을 부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정년에 이른 근로자들의 임금은 평균적으로 초임 근로자의 3배 이상”이라며 “임금체계는 그대로 둔 채 정년만 연장되면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에 새로운 투자를 주저하고 청년 신규채용을 미룰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다만 호봉제 임금체계를 전면 폐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정년을 보장하되 일정 연령이 지나면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가 현실적 대안이라는 것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에 반대하며 총파업까지 예고한 노동계에 참가자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동근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대표는 “강성·귀족노조로 변질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이 대기업 정규직으로서 누리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정치적 압력과 파업을 불사하며 임금체계 개편을 막고 있다”며 “노조는 호봉제에 희생되는 비정규직과 취업준비생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보라 청년이여는미래 대표도 “정년연장에 따른 고용 안정이라는 선물만 취하고 신규 고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는 노조의 이기적 태도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세미나에서는 임금체계 개편으로 정년연장 연착륙에 성공한 일본 사례도 제시됐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호봉제 임금체계를 가진 일본은 1994년 정년 60세 법안을 통과시키기 전인 1980년대에 일찍이 호봉제 임금체계 개편을 償幣杉? 생산성과 관계없이 임금을 올리는 자동승봉제도를 노사 협력으로 폐지한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이 현재와 같은 임금체계를 유지한 채 정년연장을 시행할 경우 향후 5년간 총 107조원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 5년간 총 26조원이 절감된다. 이를 청년고용에 사용한다면 총 31만명을 신규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한경연은 추정했다.

신 대표는 “현재 근로자들은 정년연장으로 고용안정 혜택을 얻게 된 만큼 이에 대한 비용도 일정하게 분담할 책임이 있다”며 “노조가 과거 노동자의 인권 옹호를 위해 힘써왔듯, 이제는 일자리조차 갖지 못해 노동소외를 겪고 있는 청년세대를 포용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마지혜/박상용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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