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왈리드 왕자는 1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재산을 ‘알왈리드재단’에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재산 기부는 몇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지며 사우디의 주거·문화·여성·청년·재난 문제 해결에 사용될 예정이다.
그는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1997년 게이츠재단을 설립한 것에 영감을 받았다”며 “자선 활동은 문화적 이해를 촉진하는 다리를 놓을 뿐만 아니라 사회 발전, 여성인권 신장, 재난피해 경감에 이바지하며 더 관용 넘치고 솔직한 세계를 창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1980년대부터 자선활동을 시작했다. 자신이 세운 알왈리드재단에 지금까지 35억달러를 기부했다. 기부금은 세계 92개국에서 교육 및 보건, 긴급구조, 기초 인프라구축 등의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타계한 압둘라 전 국왕 및 현 살만 국왕의 조카로 왕위 계승과는 거리가 멀다. 다른 왕자들과 달리 정부에 입각하지 않고 1980년 투자회사 킹덤홀딩스를 세워 일찌감치 중동을 대표하는 투자자로 입지를 굳혔다. 킹덤홀딩스는 현재 씨티그룹의 최대주주이자 트위터와 포시즌스호텔, 코카콜라 등 다양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2013년 기준 킹덤홀딩스의 자산 규모는 130억달러로 포브스 선정 글로벌 200대 기업에 올라 있다.
킹덤홀딩스는 이번 기부 발표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알왈리드 왕자가 당장에는 킹덤홀딩스 주식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킹덤홀딩스의 지분 95%를 갖고 있다. 하지만 향후 모든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만큼 킹덤홀딩스의 보유 지분도 결국 매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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