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주(株) 주가가 올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호실적)' 전망에도 맥없이 추락하고 있다. 안개 속 3분기 실적 전망에 그리스 사태까지 겹치면서 눈 앞의 모멘텀(상승동력)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보다 7500원(6.30%) 떨어진 11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Oil은 5.72%, GS는 2.33% 떨어져 장을 마감했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각각 8.61%, 7.40% 빠졌다.
이 같은 정유주 주가 흐름은 2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나온 실적 전망과는 상반된 흐름이어서 주목된다. 증권가는 정유주가 2분기 높은 정제마진과 유가 반등에 따른 재고 평가 이익 등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눈은 벌써 3분기 실적으로 향해 있다. 이미 알려진 2분기 실적 재료보다는 불확실한 3분기 실적이 향후 주가 향방의 변수라는 판단에서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관건은 정제마진이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개선될 수 있을지"라며 "지난달 말부터 정유 업체들의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정제 마진이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부터 둔화되던 정제 마진은 이달 들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초부터 이어진 정제 마진 강세에 글로벌 정유업체들이 가동률을 높인 탓이다.
지난 3일 기준 아시아지역 내 정제마진의 평균을 의미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6.1달러까지 하락했다. 지난 1분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8.5달러로 2013년 1분기(배럴당 8.7달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2분기에도 8.1달러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이에 정제마진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3분기 정유주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밑돌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영훈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글로벌 정유업체 가동률이 80% 초반 수준이기에 가동률 상승으로 인한 물량 부담이 지속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며 "추세적 정제 마진 개선에는 분명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고조된 그리스 사태에 따른 유가 급락세도 향후 정유주의 실적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가가 하락하는 경우, 석유제품 구매자들이 제품 구매 시기를 늦추면서 정제마진을 끌어내리게 된다.
그리스 채권단이 제시한 협상안의 찬반을 묻는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예상과 달리 부결로 나타나면서 그리스의 전면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천원창 신연증권 연구원은 "디폴트와 그렉시트라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경우에는 유럽 경기 위축이 원유 수요 감소로 이어져 유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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