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코스닥 3500억 순매도
시가총액 상위株 집중 융단폭격
현대미포·대우조선 등 조선株
그리스 선박발주 감소 우려에↓
불안한 中·삼성전자 실적 등 복병
"살얼음판…연저점까지 밀릴 수도"
[ 송형석/심은지 기자 ]
‘그리스 사태’(채권단의 추가 긴축 요구안 거부)가 국내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30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면서 6일 코스피지수가 50포인트 넘게 빠졌다.
◆유럽 고객 많은 조선주 ‘된서리’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0% 내린 2053.93에 마감했다. 지난달 22일 이후 10거래일간의 상승폭을 하루 만에 반납했다. 코스닥지수도 2.24% 하락해 752.01까지 밀렸다. 외국인들이 장 초반부터 꾸준히 주식을 내다 판 결과다. 이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817억원, 코스닥시장에서 57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투자가의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 순매도액이 2188억원어치에 달했다.
‘큰손’ 투자자들의 매물은 대부분 15개 이상의 종목을 한꺼번에 거래하는 프로그램 비차익 거래를 통해 쏟아졌다. 개별 종목이 아닌 한국 시장을 판 것이다. 삼성전자(-3.00%), SK하이닉스(-4.45%), 현대자동차(-1.49%), 아모레퍼시픽(-3.83%)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빠진 것도 프로그램 매물의 위력이란 설명이다.
그리스를 포함한 유럽 선사들과 거래가 많은 조선주는 된서리를 맞았다. 삼성중공업이 5.04% 하락한 것을 비롯해 현대중공업(-4.66%), 현대미포조선(-4.37%), 대우조선해양(-3.99%) 등이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코스피 2000선 붕괴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의 여파가 적어도 한 달 이상 코스피지수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전면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나 유로존 탈퇴와 같은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외국인들이 주식 매수 시기를 가능한 한 뒤로 미룰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유럽계 자금의 국내 증시 탈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전체 외국인 보유 주식 중 유럽계 비중은 29.3%(5월 말 금액 기준)에 달한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리스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증시를 밀어올릴 만한 전향적인 재료가 나오지 않는 한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서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이탈에 따른 코스피지수 하락폭을 적게는 50포인트, 많게는 100포인트 이상으로 예상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아르헨티나 등에서 디폴트를 선언했을 때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 【?5조~6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며 “오는 20일 돌아오는 장기국채 만기일까지 협상에 진전이 없어 그리스가 전면적인 디폴트에 들어가면 코스피지수 1930선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지 센터장도 “외국인은 한 번 순매도로 방향을 잡으면 상당 기간 주식을 내다판다”며 “코스피지수 2000선이 위험하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중국 증시 하락세,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우려 등 그리스 이외의 요인들도 국내 증시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서동필 흥국증권 투자전략 담당 이사는 “한국과 상관관계가 높은 중국 증시가 약세에 머물고 주요 상장사 실적까지 기대에 못 미치면 코스피지수가 연저점 밑으로 밀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송형석/심은지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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