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장 대부분은 의원·보좌진 호출 때문"
[ 김재후 기자 ]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경제부처 관료들은 ‘세종시 해저드(hazard)’로 야기되는 문제를 줄일 대안으로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가장 많이 내놨다. 한국경제신문이 경제관료 12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세종청사의 비효율을 줄일 방안을 주관식으로 물은 결과 응답자(49명)의 43%인 21명이 ‘국회를 세종시로 옮겨야 한다’고 적었다. 국회 출장으로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많고, 업무에 지장을 받는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한 경제관료는 “서울로 출장을 가는 이유 대부분이 국회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거나 국회의원과 보좌진 등을 만나기 위한 것”이라며 “국회에서 업무 1시간을 보기 위해 여의도 출장을 가려면 왕복 4~5시간이 걸려 하루를 다 날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관이 국회에 가면 관련 업무를 챙기는 실·국·과장이 따라가야 하고, 국장이 가면 관련 과장과 사무관이 따라가야 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비슷한 이유로 서울에 있는 청와대와 행정자치부, 과천에 있는 미래창조과학부 등도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답한 경제관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와 국회의 세종시 이전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실현 가능성이 없다. 헌재는 2004년 10월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관련 헌법소원에 대해 ‘서울=수도’라는 관습헌법을 들어 청와대와 국회의 세종 이전을 8 대 1로 위헌 결정했다.
이 때문에 세종청사 부작용의 해법에 “답이 없다”고 답한 경제관료도 있었다. 한 응답자는 “영상회의를 적극 활용하고, KTX 세종역을 신설하며, 정부서울청사의 스마트워크센터를 늘려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있지만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며 “국회와 청와대를 세종으로 옮기는 게 불가능하다면 세종시에 있는 부처들을 다시 서울로 복귀시켜야 하는데 과연 그런 결단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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