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후쿠시마 상처 딛고 신원전 시대 열고 있는 일본

입력 2015-07-08 20:43   수정 2015-07-09 05:45

일본이 가고시마현 센다이원전 1호기를 다음달부터 재가동키로 하고 그제 핵연료 주입작업을 시작했다. 이로써 일본은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4년여 만에,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한 2013년 9월 이후 2년 만에 다시 원전 시대로 돌아가게 됐다.

센다이원전에 이어 시코쿠전력의 이카원전 3호기도 재가동에 들어갈 예정이고 간사이전력의 다카하마원전 3, 4호기도 재가동 절차를 밟고 있다. 정책적인 지원도 착착 이뤄지고 있다. 집권 자민당의 전력안정공급추진의원연맹은 원자력발전소 운전기한 40년이 돼도 즉시 폐로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로써 일본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채택했던 ‘원전 0’ 정책은 완전히 폐기됐다. 일본의 신(新)원전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일본의 이 같은 결정은 갈팡질팡하는 한국의 원전정책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우리 정책당국은 원전에 관한 한 소신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나친 정치적 고려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그 결과 반(反)원전운동단체에 오히려 끌려가는 꼴이다. 국제적 수준을 넘어서는 안전테스트를 마친 월성1호기의 계속운전을 결정하는 데도 2년7개월이 걸렸다. 최근엔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까지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고리1호기의 폐쇄를 전격적으로 결정하기도 했다. 새로운 원전 2기를 짓기 위한 협상용으로 멀쩡한 기존 원전의 폐로를 결정한 것이라는 뒷恬??나올 정도다.

일본이라고 해서 반대 목소리가 적었던 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원전 재가동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대가 찬성보다 우세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아베 내각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안전기준을 통과한 원전은 재가동을 허용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관철시켰다. 대중의 공포심을 극복한 정책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준 것이다.

신재생에너지가 기존 에너지를 대체하기에는 한 세기를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누가 뭐라 해도 비용이 적게 들고 연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것은 원전이다. 정책당국은 좀 더 소신 있게 원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원전 외에 대안이 없는데 무슨 다른 고려가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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