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란 증권부 기자 why@hankyung.com
“금융투자업계의 자율결의대회는 이번이 마지막이면 좋겠습니다.”
올 들어 세 번째 열린 금융투자업계 결의대회에 발표자로 참석한 박상용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정부가 모처럼 규제 완화 정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업계가 환골탈태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임직원 500여명은 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자본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자율결의대회를 열었다. 연초에 열린 금융투자인대회와 범금융대토론회가 금융당국 주도로 진행된 데 비해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업계가 자발적으로 만든 자리다. 한 회사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시장 전체의 불신으로 이어져온 것을 숱하게 봐왔기 때문에 혹시 모를 불미스러운 일을 미리 단속하기 위한 성격이 짙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건전한 영업 관행과 투자자 보호를 통한 고객 신뢰 구축은 금융당국의 감시가 없어도 업계 스스로가 생존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발표한 금융투자상품의 판매운용 관행 쇄신 방안에 耽瘟?살길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쇄신 방안에는 한국경제신문이 지난달 ‘자본시장 10년 역주행’ 기획 시리즈에서 지적한 채권시장 거래투명성 제고 방안 마련을 비롯해 임직원의 자기매매 통제, 건전한 종목 리서치 문화 정착, 금융투자상품 완전판매, 임직원의 인센티브 지급구조 개선 등 불합리한 영업 관행을 쇄신하는 내용들이 포함됐다.
이제 공은 업계로 넘어갔다. 동양 기업어음 불완전판매, 채권 파킹 등 해마다 발생한 불건전 영업 관행으로 금융투자업계 신뢰도는 은행, 보험사보다 못한 게 현실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날 결의대회에서 “투자자의 이익이 최우선 가치임을 명심하고 신뢰받는 자본시장 구축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다짐이 반드시 실천돼 앞으로 이런 종류의 결의대회가 다시는 열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허란 증권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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