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어쩌다 2위…주가 제자리걸음했지만…SK하이닉스·현대차 힘 못쓰자 시가총액 2위로

입력 2015-07-0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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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4000억 매도 폭탄
시가총액 상위 30위권 중 한전·네이버 빼고 모두 주가 빠져
화장품·바이오株도 하락 지속…코스피지수 2000선 붕괴 위험



[ 김동욱/심은지 기자 ] 한국전력이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주식시장 시가총액 2위에 올라섰다. 한국전력은 6월 이후 2.27% 오르는 데 그치며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같은 기간 SK하이닉스가 19.96% 하락하고, 현대자동차가 18.99% 떨어지면서 ‘어부지리(漁父之利)’격으로 순위가 상승했다. 대형주는 지리멸렬하고, 올해 시장을 이끌었던 화장품·바이오 같은 ‘성장주’도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불안을 거치면서 허약한 기초를 드러냈다.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화장품·바이오 여전히 불안

8일 코스피지수는 24.08포인트(1.18%) 하락한 2016.21에 마감했다. 4거래일간 91.12포인트나 빠졌다. 이날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989억원어치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최근 4거래일간 총 798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3.42포인트(0.47%) 떨어진 726.22를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불안이 겹치면서 유럽계 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인이 빠르게 한국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며 “코스피지수 2000선까지 무너질 경우 투자심리가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시가총액 상위 30위권 대형주 중에선 한국전력(1.50%)과 네이버(0.98%) 단 두 종목만 상승했다. 대형주 부진이 이어지면서 경기방어주로 분류되는 한국전력 시총 순위가 상승했다. 올초 시총 4위권을 차지했던 한국전력은 이날 2006년 11월28일 후 8년8개월여 만에 시총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작년 7월 이후 한국전력 주가는 4만~4만7000원대 박스권을 오갔지만 현대차 SK하이닉스 등이 뒷걸음질치면서 시총 상위주 지형도가 변했다.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예전 같지 않다. 전날 ‘대지진’이란 평까지 나왔던 화장품주와 제약·바이오주의 투자심리는 살아나지 못했다. 전날 10% 넘게 떨어졌던 아모레퍼시픽은 이날도 1.04% 추가 하락했다. 한국콜마(-7.01%), 코스맥스(-6.05%), 한국화장품(-2.22%) 등에 번진 공포도 가시지 않았다. 주요 제약·바이오주는 이날 소폭 반등했지만 슈넬생명과학(-14.14%), 영진약품(-13.78%), 셀트리온(-4.57%), LG생명과학(-2.62%) 등에서 ‘여진’이 이어졌다.

○반등 모멘텀 어디서 올까

대형주와 성장주가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도 진퇴양난에 빠졌다. 바이오·화장품 등 성장주의 근본 체질은 손상되지 않았다는 시각과 낙폭과대 대형주와 저평가 가치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는 그동안 급등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했다”며 “하지만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연구개발(R&D) 역량이 높아진 만큼 장기 성장 추세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장이 불안해지면 부동산과 현금을 많이 보유한 자산주가 재평가받는 만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저평가 주식에 투자수요가 쏠릴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외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안정성이 높은 대형 가치주로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며 “낙폭과대주 중에서 업황이 최악을 지난 기업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심은지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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