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혁신 통한 자원절감…생태친화적 경제실현을
박인규 < DGB금융그룹 회장 goldpig@dgbfn.com >
인류 문명에 거대한 진보를 가능케 한 배경에는 ‘제로(zero)’의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 17세기 근대 미적분론을 확립한 독일의 철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는 ‘제로는 신성한 영혼이 머무는 훌륭하고 놀라운 피난처’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자연을 보존하고 지구를 지키려는 제로를 향한 기술이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오랫동안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를 지속했지만 최근에 와서야 기술적 대응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2010년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는 ‘제로를 향한 혁신’이라는 TED 강연을 통해 제로 기술의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혁신적 기술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에 가깝게 낮춰 지구를 지속 가능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처럼 제로를 향한 기술의 추구는 지속 가능한 공존을 갈망하는 인간의 관심사와도 직결돼 있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생존하기 위해서는 오염과 파괴, 부족, 고갈의 원인을 제로에 가깝게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탄소 중립(환경)과 무결함(제조), 무사고(안전), 무경계 서비스(IT) 등 각 분야에서 영역 제한이나 경계 없이 제로를 추구하는 다양한 형태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월 GE 부사장 비브 골드스타인은 혁신을 위해서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처럼 ‘제로’에서 시작할 수 있는 ‘백 투 제로(back to zero)’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담대한 실행’이 혁신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지금 우리 사회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경제·사회적 미래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사회는 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거나 사회적 책임 투자를 실행하고 불공정 거래를 개선하는 것을 넘어 한계비용 제로를 지향하고 있다.
행복한 미래를 담보할 지속 가능한 경제는 제로의 혁신을 통해 에너지와 자원의 사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생태적으로도 가장 효율적인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다. 제로의 기적이 가져다줄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해 본다.
박인규 < DGB금융그룹 회장 goldpig@dgbf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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