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IMF "그리스 채무 재조정 필요"

입력 2015-07-09 21:19  

EU 정상회의서 재조정 논의
중국 기업, 그리스 투자 잇단 철회



[ 양준영 기자 ] 그리스가 9일(현지시간)까지 구제금융 협상안을 국제 채권단에 제출하기로 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을 중심으로 그리스 채무의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8일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세미나에 참석해 “그리스는 각종 개혁방안을 이행해야 하지만 그와 더불어 (채권단으로부터) 채무조정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도 이날 행사에서 “그리스와 채권단은 유로지역이 손상되지 않도록 합의해야 한다”며 “장기적인 해결책에 그리스의 채무 재조정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무 재조정 여부는 오는 12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그리스는 부채 3230억유로 가운데 30%를 탕감해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은 채무 탕감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채권단은 만기 연장 등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8일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에 자금 지원을 공식 요청하면서 연금 및 세제부문에서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스는 스위스 등에 감춰진 그리스인의 비자금 환수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파나지오티스 니콜로理凋?반부패장관은 스위스 일간 르탕과의 인터뷰에서 “스위스에 비자금을 둔 그리스 국민이 자진신고하면 세금을 21%만 매기지만 제때 신고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발각되면 40%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스위스에 은닉한 그리스인의 비자금은 20억유로에서 최대 2000억유로로 추정된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은행 영업중단 등 자본통제 조치를 13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한편 중국 투자자들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를 우려해 그리스 투자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푸싱그룹은 아테네 국제공항 재개발사업에 80억유로를 투자하려던 계획을 철회했고, 코스코그룹도 피레우스항구 지분 51%를 매입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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