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신임 정무수석에 친박(친박근혜)계인 현기환 전 새누리당 의원(56·사진)을 임명했다.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지난 5월18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무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54일 만의 후임 인선이다. 민경욱 대변인은 “정무적 감각과 친화력,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해 정치권과의 소통 등 대통령을 정무적으로 원활하게 보좌할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현 신임 수석은 주택은행 노조위원장,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등을 지낸 노동계 출신으로 2004년 부산시장 정책특보를 맡으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대외협력부단장을 지냈으며, 2008년 18대 총선 때 부산 사하갑 지역구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이후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데 앞장서는 등 꾸준히 친박계로 분류돼왔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현 전 의원도 청와대가 당초 정무수석 후보로 접촉했던 친박 성향의 원외 인사 중 한 명”이라며 “최근까지 자신의 옛 지역구에서 내년 4월 총선을 준비하는 등 재기를 노려왔지만 결국 박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 신임 수석은 2012년 ‘공천헌금 의혹’ 파문으로 ‘출당’ 직전까지 몰린 이력이 있다. 19대 총선에서 친박계 대표로 공직후보자추천위원으로 발탁돼 활동하던 당시 3억원의 공천헌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당 최고위원회에서 강제로 출당 조치를 결의했고, 현 전 의원은 여기에 반발하며 “무죄입증 후 복귀하겠다”며 당을 떠났다. 이 때문에 2012년 하반기 박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일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검찰수사 결과 무혐의가 확정됐고 2013년 4월 재입당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인선에 대해 “현 전 의원은 정치력이 있는 초선 의원이었고, 정치권과 두루두루 교류가 많으며 협상력도 갖춘 사람”이라며 정무수석에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비록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과거 공천헌금 사건으로 당에서 제명까지 됐던 인물”이라며 “수석비서관이라는 자리에 합당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부산 출생(56) △부산 대동고, 연세대 행정학과 졸업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한나라당 부대변인·노동위 부위원장 △18대 국회의원(부산 사하갑) △여의도연구소 제2부소장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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