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삼성 '백기사'로] 국민연금 "합병 반대 실익 없고, 22조 삼성 지분가치도 보호해야"

입력 2015-07-10 21:20  

국민연금,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찬성

헤지펀드 공격에 대한 경제계 우려·비판여론 감안

물산·제일모직 보유지분 시가 1조2000억원 비슷
합병 비율 문제 안돼

합병 법인 주가전망 밝고 주주가치 제고방안도 영향



[ 좌동욱/서기열 기자 ] 국민연금이 10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안에 찬성 결정을 내린 가장 큰 이유는 헤지펀드의 잇따른 공격이 삼성그룹의 중장기 기업 가치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향후 국내 기업들이 해외 헤지펀드의 무차별적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국내 산업계의 우려와 경계심리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통상 민감한 안건에 대한 결정을 외부 민간자문위원회인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 넘겨온 관행을 이번에 답습하지 않은 배경이기도 하다.

○헤지펀드 공격에 반발 여론

국민연금은 합병 찬반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란이 삼성그룹뿐 아니라 국민연금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엘리엇이 문제 삼았던 불공정한 합병 비율과 관련, 국민연금 자산가치 변동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물산(11.21%)과 제일모직 지분율(5.04%)은 다르지만 시가로 따지면 1조2000억원 규모로 비슷하다. 경제적으로 따지면 엘리엇의 주장처럼 삼성물산 주식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제일모직 주식에서 이익을 보는 ‘제로섬’ 구조다.

삼성그룹에 대한 해외 헤지펀드들의 공격이 잇따르는 상황도 반영됐다.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 7.12%를 매입한 뒤 비슷한 성향의 메이슨캐피털이 삼성물산 지분을 2.2% 사들였고,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도 삼성정밀화학 지분 5.02%를 사들였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대주주인 삼성SDI와 삼성화재 지분도 1%씩 매입했다.

“오는 17일 임시주주총회의 합병안 통과 여부에 관계없이 삼성그룹 경영에 지속적으로 관여하겠다는 의도”(이원일 제브라투자자문 대표)라는 분석이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엘리엇은 사업부 매각, 구조조정, 삼성전자 주식 현물 배당 등 단기 주가 부양책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에 대한 다른 헤지펀드들의 공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22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의 삼성그룹 전체 지분 가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전광우 연세대 석좌교수(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는 “1조2000억원의 삼성물산 가치에 연연하다가 자칫 22조원의 삼성그룹 자산가치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일단 한숨 돌려

삼성이 주주가치 제고 안을 발표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엘리엇의 급작스런 공격을 받은 삼성그룹은 지난달 말 배당성향을 21%에서 30%로 끌어올리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주주권익위원회(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중장기 방안을 발표했다.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이 필요하다는 국민연금 의견을 삼성 측이 수용한 결과다. 국민연금이 국내외 리서치기관에 의뢰해 분석한 합병 법인의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었다.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으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합병 성사를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11.21%)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인 삼성은 자체 지분(13.82%)과 KCC 지분(5.96%) 등을 포함해 약 38%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총회 참석률을 80%로 가정할 경우 1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 주총에서 합병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국민연금이 경영권을 위협받는 국내 기업에 대해서는 ‘백기사’ 역할을 한다는 원칙도 확립됐다. 국민연금은 2012년 한라공조를 상장폐지하려는 비스테온의 공개매수 제안을 거절, 상장폐지를 무산시켰었다.

좌동욱/서기열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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