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재테크] 도시 계획과 풍수지리학

입력 2015-07-13 07:00  

북한 개성시 선죽교 남쪽에는 좌견교(坐犬橋)라는 다리가 있다. ‘개가 앉아 있다’는 다리 이름을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면 산 하나가 눈에 띈다. 고려가 쇠퇴기에 들어 망국의 조짐을 보일 때 한양의 주산격인 삼각산은 도둑산 취급을 받았다. 수도 개성에서 바라보는 삼각산은 기운이 치솟는 우악스러운 면모의 규봉(窺峰)인 탓이다.

산은 곧 인물이다. 훔치며 넘나드는 산은 도둑 같은 인물이 개성을 노리는 모습이 된다. 정치로 들먹이면 새 왕조(王朝)의 개창이요, 경제로 말하면 새 왕도(王都)의 탄생이다. 충직한 개 한 마리쯤은 발치에 둬야 두 발 뻗고 잘 수 있었던 고려 말기의 민심과 말이 없는 산하(山河)는 묘하게 뜻을 같이했다.

1392년 새 왕도 한양(漢陽)이 개창되자 삼각산은 도둑산의 멍에를 벗고 주인 산으로 등극한다. 객이 주인 되는 국토의 순리는 어김없이 그렇게 찾아왔다. 고려 왕(王)씨의 몰락과 조선 이(李)씨의 주인됨이 쉬울 리 만무해 사연도 많았다. 가까이는 인왕산이, 멀게는 계룡산이 왕도를 넘보며 중심에 서고자 했다. 그러나 북한산은 고려 개성을 노린 주인답게 전후좌우의 산줄기 품 속에 10만 인구를 수용하는 철저한 계획도시의 앵커(anchor)가 된다.

조선의 ‘신도궁궐조성도감’은 1394년 9월1일 설치돼 단 9일 만인 9월9일에 궁궐, 종묘 등의 기본설계 도면을 완성한다. 북한산을 주산(主山)으로 한 기본 터잡이에 2년여의 시간을 쏟아부은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주산을 찾아 그 범위를 확정하고 각각의 공관과 건축물을 입지시키는 일에는 권중화 등 풍수지리학 교수들과 당대의 석학이 대거 투입된다. 500년 국도의 도시설계를 도시자연설계시스템인 바람과 물의 학문으로 확정한 이유는 도시와 사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융합을 이뤄내기 위함이다.

풍수지리학을 한 글자로 나타낸다면 기(氣)다. 두 마디면 생기(生氣)요, 네 마디면 생명지기(生命地氣)다. 곧 생명을 잉태하고 키우고 살리는 도시의 기운을 만들고자 하는 생명 사랑의 표현이다. 풍수지리의 바람이 무엇인가. 자연의 숨결이고 우주의 장구한 호흡이다. 산은 바람 길을 만들어 도시를 호흡하게 한다. 반면 생명지기를 사라지게 하는 이중적 자세도 취한다. 도시가 받아들여야 할 것과 보내야 할 것들의 입지를 올바르게 잡아주는 것, 그것이 환경적 분석의 풍수지리학이다.

책상 앞 지도를 선으로 쓱쓱 그어 서양적 도시를 만드는 역사가 지금껏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져왔다. 오늘날 도시계획의 패러다임은 수요자 중심의 미래지향도시, 역사문화도시, 주민참여도시, 친환경생태도시다. 도시설계의 최고의 경지는 도시가 자연으로 자연이 도시가 돼 너와 나의 구분을 잊는 조화와 균형의 도시를 그리는 것일 게다.

강해연 < KNL 디자인그룹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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