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트맨' 시리즈 제작자 마이클 유슬란 "배트맨 흥행 비결은 휴머니즘과 천재 감독"

입력 2015-07-14 21:32  

美 슈퍼영웅 캐릭터 포화상태
새로운 영웅은 韓·中서 나올 것



[ 유재혁 기자 ] “배트맨에겐 슈퍼 영웅 중 유일하게 초능력이 없습니다. 우리와 비슷한 인간이거든요. 초능력이 있다면 바로 휴머니즘일 것입니다. 배트맨의 이런 인간적인 면모가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인들에게 공감을 얻었죠.”

할리우드 영화 ‘배트맨’ 시리즈의 제작자인 마이클 유슬란(64·사진)은 14일 서울 대학로 콘텐츠코리아랩(CKL)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흥행 비결을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초청으로 방한한 유슬란은 1979년 ‘배트맨’ 저작권을 구입해 1989년부터 본편 시리즈 10편과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 ‘캣우먼’ 등 확장 시리즈 5편을 제작하는 등 ‘배트맨’을 세계적인 흥행 상품으로 성장시켰다. 내년 3월에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개봉한다.

“배트맨의 성공에는 천재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첫 편을 연출한 팀 버튼 감독이 대표적인데 그는 혁신적인 비전을 제시해 할리우드 판도를 변화시켰습니다. 만화 원작을 진지한 영웅물로 만든 것은 당시로써는 처음이었거든요.”

버튼은 먼저 배트맨과 조커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요소였던 고담시가 실재하는 것으로 관객들이 받아들이도록 신경을 썼다. 고담시와 배트맨 자동차 등의 디자인을 맡은 앤턴 퍼스트가 두 번째 천재였다. 퍼스트의 디자인은 지금까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세 번째 천재는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다.

“놀런 감독은 배트맨을 단순히 훌륭한 만화 원작 영화가 아니라 진짜 훌륭한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만화 원작 영화의 기준을 끌어올렸죠. 영화에 무게감과 감정적 영향력을 준 것은 그가 이룬 큰 성취였습니다.”

1951년생인 유슬란은 어렸을 때부터 만화책을 좋아했고 특히 배트맨에 빠져 있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미국에는 만화책이 청소년 범죄를 유발한다는 선입견이 있었으나, 그의 부모는 다른 책과 신문·잡지를 함께 읽는다는 조건으로 만화책 보기를 허락했다. 초등학교 때 영어 교사는 수업시간에 만화를 보는 그를 야단치지 않고 “만화책을 보는 덕분에 창의적인 생각과 글쓰기를 한다”고 칭찬해줬다.

유슬란은 20대 후반이던 1979년 DC코믹스에서 배트맨 영화 판권을 구입했다. 그러나 이후 10년간 대부분 할리우드 스튜디오로부터 영화 제작을 거절당했다. 만화책의 주인공을 진지한 영화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

“이제 미국의 슈퍼 영웅 캐릭터는 포화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새로운 슈퍼 영웅 캐릭터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에서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K팝이나 드라마 분야에서 한국은 이미 중국과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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