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울산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현대중공업, 중기 50여곳과 특허 공유…"미래형 선박 공동개발"

입력 2015-07-15 20:53  

재도약 키워드는 '개방·협력'

'조선 빅3' 보유 특허 2500건, ICT·기자재 업체 등에 공개
LNG추진선·자동운항선 등 개발 박차…시장 선점키로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도



[ 도병욱 기자 ]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사와 조선기자재 업체 그리고 정보통신기술(ICT) 업체가 액화천연가스(LNG)추진 선박 및 자동운항 선박 같은 미래형 선박을 개발하기 위해 손을 잡는다. 미래형 선박시장을 선점해 조선업계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과 울산시는 15일 문을 연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의 재도약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에코십·스마트십 공동 개발

에코십(eco ship)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대기 및 해양 오염물질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친환경 선박을 의미한다. 국제해사기구(IMO)와 각국 정부가 2000년 이후 꾸준하게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에코십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에코십 개발 지원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에코십 관련 보유 특허 2500여건을 중소조선사 및 기자재업체에 제공하기로 했다. 조선사와 기자재업체, 연구소 등 50개 기관이 에코십 개발 네트워크에 참여한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공개특허 관리 전담팀을 구성해 중소조선사와 기자재업체가 필요로 하는 특허를 찾아 제공하기로 했다. 빅3와 국책연구기관 등의 인력 20여명으로 기술지원단을 구성, 중소조선사와 기자재업체에 기술 활용 방안 등도 제공한다. 필요할 경우 중소조선사에 일부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LNG추진 선박을 에코십 관련 시범사업으로 택했다. 이미 일부 조선사가 LNG를 연료로 움직이는 선박을 개발했지만 선가가 높아 활성화되지 못했다.

대형 조선사와 중소형 조선사, 기자재업체 등이 공동으로 보유한 기술로 원가를 낮춰 연 18조원 규모(2025년 기준)로 커질 LNG추진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십(smart ship)은 ICT를 적용해 운항의 안전성과 효율을 끌어올린 선박이다. 한국 대형 조선사들은 운항상태나 기관상태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1세대 스마트십 개발을 완료했다. 앞으로는 무인 자율운항 기술, 육상에서 선박을 제어하는 기술 등이 개발될 예정이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사와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ICT 벤처기업이 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조선사들이 혁신센터를 통해 선박 운항정보나 기관정보 등의 데이터 2만8000여개를 공개하면 ICT 기업이 이를 토대로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또 센터 내 ‘스마트십 앱 개발룸’을 둬 벤처인들에게 소프트웨어 개발 공간도 제공한다.

조선해양산업 기반 강화

중소조선사와 기자재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20%에 불과한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 비율을 높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조선사들이 필요한 기자재의 종류와 사양을 혁신센터 내 ‘오픈마켓’에 공개하면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자재업체들이 이를 개발·제작할 계획이다. 조선사는 기자재업체에 관련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형 조선사가 중소형 조선사의 생산공정을 혁신하도록 지원하는 ‘스마트야드’ 구축정책도 혁신센터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과 울산과학기술대는 ICT와 사물인터넷(IoT)을 중소조선사에 접목해 생산공정을 개선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제공한다. 제조공정을 분석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컨설팅해주고 인력 교육도 진행하기로 했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또 중화학공업에 특화된 ‘3D프린팅 라이브러리’를 운영할 계획이다. 창업자와 중소업체는 이곳에서 3차원(3D)프린터를 활용, 조선·자동차 부품을 직접 제작해 테스트 등을 할 수 있다. 창업자와 중소기업이 3D프린터 제작에 필요한 부품 및 소재 개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관련 기술도 제공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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