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프라스, 의회에 긴축수용 설득
IMF는 "빚 줄여줘야" 또 주장
[ 박종서 기자 ] 그리스 정부가 1995년 일본 채권시장에서 발행한 사무라이 채권(엔화표시 국채)을 만기상환해 일부 투자자가 하루 만에 71%의 수익률을 올렸다. 그리스 경제위기로 상환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가치가 폭락한 사무라이 채권을 사들인 덕분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리스 정부가 14일(현지시간)이 만기인 116억7000만엔(약 1080억원) 규모의 사무라이 채권을 만기상환했다고 15일 보도했다. 만기를 하루 앞둔 13일, 이 채권은 액면가를 100으로 봤을 때 58.5만큼만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지급불능 바로 전 단계인 ‘CCC-’까지 떨어뜨리는 등 원금 회수 가능성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스가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채권단과 최대 860억유로(약 108조원)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합의하면서 상환의무를 이행함에 따라 이날 채권을 매입한 투자자는 하루 만에 71%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달성했다.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15일 긴축법안을 의회에서 처리하기에 앞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총리직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과 함께 “채권단과 합의한 긴축안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 위해서는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과 의회를 설득했다. 집권여당인 시리자 일부에서는 굴욕적인 결과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신민당 등 야당은 긴축안에 찬성했다.
그리스 의회의 긴축안 처리에는 IMF의 그리스 부채탕감 주장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IMF는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의 채무는 지속가능한 수준이 아니다”며 “부채 원금을 줄여주거나 만기를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해주는 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그리스가 500억유로 상당의 국유재산 매각 목록에 아테네 국제공항(매각 대상 지분 30%), 아테네 상하수도회사(61%), 그리스석유공사(35%), 그리스 우체국(90%), 평화와 우정의 경기장, 에그나티아 오도스 고속도로 등을 포함했다고 보도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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