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동에서도 빵빵 터진다…KT '기가토피아' 꿈이 영근다

입력 2015-07-17 07:10  

Cover Story - KT

통신 '기가 시대' 주도
국내 첫 기가인터넷 출시…기존보다 4배 빠른 기가와이파이
커피숍·터미널 등 2만여 곳 구축…'기가LTE' 세계 첫 상용화

사물인터넷·빅데이터 선두주자로
스마트 에너지·헬스케어 등 5대 미래융합서비스 중점 육성
119兆 시장 선점 나설 것



[ 이호기 기자 ]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6일 지리산 청학동을 찾았다. 해발 800m 고지에 자리 잡은 산골 마을에 KT의 기가(GIGA)급 통신 인프라가 깔렸다. 황 회장은 이날 ‘청학동 기가 창조마을’ 선포식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호리병 속의 별천지’로 일컬을 만큼 전통 ‘유토피아’로 잘 알려진 청학동이 이제 KT의 첨단 기술을 만나 21세기 새로운 ‘기가토피아’로 재탄생했다”고 말했다.

기가토피아는 황 회장이 꺼내든 KT의 재도약 카드다. 기가급 인터넷망으로 인간과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세상을 구축해 통신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집전화 등 유선통신의 추락 속에 이동통신 사업에서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5월 기가토피아를 KT의 미래 비전으로 공식 선포했다. 이를 위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4조5000억원을 투입해 유·무선을 통합한 기가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기가토피아 실현에 4조5000억원 투자

황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하자마자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당시 KT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동통신시장 점유율도 30% 아래로 떨어졌다. 조직 개편과 인력 재조정 과정에서 8000명이 넘는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황 회장 스스로도 연봉의 상당분을 반납하는 등 고통 분담에 발벗고 나섰다. 대신 기가토피아 실현과 이를 위한 5세대(5G) 통신 기술 개발에는 아낌없이 투자했다.

올 들어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KT는 지난해 10월 말 국내 최초로 기존 인터넷보다 10배 빠른, 초당 1기가비트(Gbps) 속도를 내는 ‘기가인터넷’을 출시했다. 출시 5개월 만인 지난 3월 초 가입자 20만명을 넘었고 지난 6월엔 45만명을 달성했다. 연내 70만명 돌파도 무난할 것이라는 게 KT 측 예상이다.

전국에 기가급 와이파이 구축

기가 와이파이도 KT가 앞서가고 있다. 기가 와이파이는 이론상 최고 1.3Gbps 속도를 지원하는 와이파이로 일반 와이파이(300Mbps)보다 최대 네 배 빠르다. 동시접속 가능 인원 수도 공유기 한 대당 기존 와이파이(30명)보다 17배 이상인 512명에 달한다. 전국 스타벅스 빕스 아웃백 투썸플레이스 CGV 교보문고 등 주요 매장뿐만 아니라 주요 광역버스 정류장, 공항, 여객터미널 등과 같은 공공 시설물까지 약 2만곳에 설치돼 있다. KT는 집에서도 빠른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기가 홈 와이파이’ 서비스를 지난해 2월 출시하기도 했다.

KT는 지난달 ‘3밴드 LTE’(300Mbps)와 기가 와이파이(867Mbps)를 묶어 최대 1.17Gbps를 구현하는 ‘기가 LTE’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기술 개발에 나선 지 9개월 만에 이룬 개가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LTE 어워드 2015’에서 국내 사업자 중 유일하게 ‘최우수 LTE 네트워크 사업자상’을 받기도 했다.

“5세대 이동통신도 선점할 것”

KT는 5G 시대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가 LTE 외에도 다양한 5G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특정 지역에 운집한 다수의 가입자에게 고화질(HD)급 영상을 동시 전송할 수 있는 ‘멀티캐스트(eMBMS)’ △100개 이상 안테나를 집적해 기지국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다중입출력’ △더 넓은 대역폭에서 더 작은 안테나로 무선 데이터를 전송하는 ‘밀리미터 웨이브’ △안테나 커버리지를 10배까지 확장할 수 있는 ‘3D 빔 포밍’ 등이 대표적이다.

KT는 지난 9일 5G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5G 연구개발(R&D) 센터’를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 내에 열었다. KT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통신 분야 공식 스폰서를 맡아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황 회장은 “에릭슨 노키아 삼성전자 등 세계 최고의 통신장비 제조사들과 협력해 5G 시대의 핵심 기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 기업으로서 평창 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통신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KT는 기가 인프라 외에도 핵심 역량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을 기반으로 △스마트 에너지 △통합 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관제 등 5대 미래 융합 서비스를 중점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분야에서 2017년 119조원가량의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신과 이들 산업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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