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약으로 북적이는 시장
한전·가스안전공사, 시설 무상점검…서대전세무서는 출장 서비스
롯데백화점 대전점, 점포 무상수리·쇼핑카트 지원도
[ 강창동 기자 ]
매달 셋째 주 오후 대전시 서구 괴정동의 한민시장 내 곳곳에 걸린 스피커에서는 반가운 손님이 방문했음을 알리는 방송 멘트가 흘러나온다. “오늘은 새마을금고에서 방문하는 날입니다. 가게 점주들께서는 새마을금고 임직원 손님들을 반갑게 맞아주시고, 친절하게 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인근의 괴정동 새마을금고는 한 달에 한 번 ‘전통시장 쇼핑데이’를 정해 정기적으로 한민시장을 찾는다. 40여명의 임직원은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으로 필요한 상품을 구입해 상인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백화점 등 지역 기업 24곳과 상생
한민시장은 1㎞ 정도 떨어진 롯데백화점 대전점을 비롯해 24개 지역 기업과 상생협약을 맺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협약을 맺은 곳 중에는 공기업이 많다. 가스안전공사 충청지역본부는 분기별로 한 번씩 시장을 찾아 낡은 가스배관과 가스누출 여부를 점검하고 수리가 필요하면 즉석에서 고쳐준다. 한국전력공사 대전지사는 누전이나 배전 상황을 점검해 위험한 상황이 감지되면 무상으로 수리해주고 있다. 연간 2회 부가세 신고도 가게를 비우기 힘든 상인들에게는 부담이다. 이럴 때는 서대전세무서 직원들이 시장으로 출장을 온다. 시장에서 부가세 신고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협약체결 기업 중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상생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롯데백화점은 2012년 한민시장과 협약을 맺은 이래 매장광고물(POP) 홍보교육, 시장 청소, 김장 담그기 행사, 상인자녀 장학금 지원 등 상생활동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세련된 디자인의 장바구니와 쇼핑백, 쇼핑카트 등 43만점을 지원하는 한편 홍보용 부채와 전단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김용길 한민시장 상인회장은 “한민시장과 롯데백화점의 공동 바자회 행사 때는 시장에서 떡이나 청과 등 먹거리를 내놓고 백화점 측은 의류, 잡화를 내놓아 함께 판매한다”며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하는 방식으로 지역친화활동을 함께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 입지 뛰어난 시장
한민시장은 1981년 개설돼 34년의 역사를 지닌 대형 골목시장이다. 1반부터 7반까지 일곱 구역으로 나뉜 이 시장은 초입의 1반부터 마지막 7반까지 일자형 골목 양쪽으로 500m에 걸쳐 가게가 늘어서 있다. 업종별로는 농·수·축산물과 같은 신선식품 가게가 144개로 가장 많다. 총 240개 점포 중 60%를 차지한다. 음식점도 36개가 있다.
김 회장은 “시장을 코앞에 둔 이웃 삼성래미안아파트와 벽산블루밍아파트의 4600가구를 비롯해 반경 1㎞ 안에 3만여가구의 아파트와 일반주택이 형성돼 있고 이곳 주민들이 가장 많이 장을 보러 나오는 장소가 바로 한민시장”이라며 “장보기의 우선적인 상품이 신선식품이라 먹거리를 파는 가게가 자연스레 많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경 1㎞ 안에 10만명이 거주하는 인구밀집지역 한복판에 시장이 형성돼 있고, 전통시장의 천적으로 일컬어지는 대형마트도 3㎞ 이상 멀리 떨어져 있어 전국 200개 골목시장 중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곳”이라고 했다.
야시장 열어 즐길거리 제공
한민시장에는 손님을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맛집이 여러 개 있다. ‘돈미돈미’ 족발집이 대표적이다. 김영태 돈미돈미 사장은 “시장에 가게를 내기 전 인근 괴정동 상점가에서 7년간 족발집을 운영해 대전지역 족발배달 1위 가게로 키웠다”며 “시장에 들어온 지 4년밖에 안 돼 아직은 홍보가 덜 됐지만 맛과 품질을 인정해주는 손님이 늘어나 하루 100여명 가까이 가게에 들른다”고 말했다. 그는 “국산 왕족발만을 원재료로 주물 가마솥에 푹 삶은 뒤 엿과 고추씨 기름으로만 색깔을 내는 것은 다른 족발집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온양삼색호떡’도 주민들의 간식거리를 제공하는 맛집이다. 명학식 사장은 “단호박, 시금치, 복분자 등 悶?재료를 사용해 노란색, 녹색, 보라색을 내는데 눈요깃거리는 물론이고 견과류가 들어가는 속재료 덕분에 독특한 맛을 낸다”고 설명했다. 개당 700원, 세 가지 색깔의 세트 상품이 2000원으로 성수기인 가을과 겨울에는 손님들이 줄 서서 호떡을 사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상인회는 시장 전체 구역의 활성화를 위해 5, 6반 구역에 야시장을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50개 정도의 이동식 부스를 만들어 기존 점주, 다문화가정, 외국인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운영자를 모집한 뒤 상권이 침체한 5, 6반 구역에서 야시장을 열어 방문객에게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가을에 야시장이 열리면 한민시장은 골목시장을 넘어 대전시 전역에서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광역화된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전=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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