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이재용 리더십…통합 삼성물산·전자 실적에 달렸다

입력 2015-07-2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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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발 뗀 '뉴 삼성' (3·끝) '이재용 체제' 완성의 조건

새로운 미래 비전 제시…경영능력 입증해야
엘리엇, 추가공격 가능성…주주신뢰 회복 등 과제



[ 주용석 기자 ]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성공으로 ‘이재용 체제’의 큰 틀이 완성됐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하드웨어 차원이다. 이재용 체제가 진정으로 완성되려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당면 과제를 돌파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은 합병 과정에서 약속한 주주친화정책을 착실히 수행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아울러 통합 삼성물산과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을 이끌어낼 필요도 있다.

◆주주 신뢰 회복 급선무

삼성은 통합 삼성물산의 매출을 작년 기준 33조6000억원에서 2020년 60조원으로 늘리고 세전 이익은 6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총액) 확대, 주주권익위원회 설치 등 주주친화 대책도 내놨다. 당장 이 같은 약속을 실천에 옮기는 게 삼성과 이 부회장의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시장에선 “엘리엇의 공격을 막기 위해 급조한 대책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이번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기는 했지만 합병을 진행하는 과정 내내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거나 “왜 하필 이 시점에 합병을 하느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7일 열린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한 소액주주는 “애국심으로 찍어주려고 한다. 그런데 다음부터는 이런 합병 비율로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 실적도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좌우할 요소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기대와 달리 7조원에 못 미쳤다. 올 상반기 매출은 3년 만에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사활을 걸고 만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S6엣지 포함)는 예상보다 판매가 부진하다. TV,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 부문은 수익성이 높지 않다. 그나마 반도체가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지만 언제 중국이 도전해올지 모른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적은 지분으로 삼성을 지배한 것은 누구도 문제 삼기 어려울 만큼 탁월한 경영능력 덕분이었다”며 “이 부회장의 리더십도 결국 삼성전자와 통합 삼성물산의 실적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장기전 준비 엘리엇 공세 막아내야

엘리엇의 공격을 제대로 막아낼 수 있느냐도 리더십 측면에서 중요한 잣대다. 엘리엇은 주총에서 패배한 직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2차 공격을 예고한 상태다.

엘리엇은 주총 하루 전인 16일 삼성물산 대주聆?국민연금(11.21%), 삼성SDI(7.18%), 삼성화재(4.65%)에 ‘합병에 찬성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서한을 보냈다. 이들을 상대로 무차별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엘리엇은 삼성SDI와 삼성화재 지분도 각각 1%가량 매입했다. 1% 이상 주주는 회사를 상대로 주주대표 소송을 걸거나 이사들을 상대로 위법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낼 수 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에서 7.12%의 지분을 가진 3대주주지만 통합 삼성물산에선 지분이 2.03%로 낮아진다. 그만큼 발언권은 약해진다. 시장에서는 엘리엇이 지분을 더 늘리며 삼성과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율이 3%만 넘으면 임시주총 소집권, 회계장부 열람권 등이 생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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