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리피케이션 기업 'ClassPass'를 아시나요?

입력 2015-07-21 11:28   수정 2015-07-24 17:30

[QOMPASS뉴스=정한길 기자]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술자 '트래비스 캘래닉'은 지난 2008년 소프트웨어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하려고 파리로 출장을 갔다. 그는 파리에서 회의장에 가려고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주변에 널린 빈 승용차들을 보고, 그는 택시를 타려는 사람들과 그 빈 차들을 연결시켜 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당시 그의 아이디어는 오늘날 전 세계 58개국 300개 도시에서 운행되는 '우버 택시' 사업의 원형이 됐다.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스마트 폰의 앱을 통해 택시 등 교통편을 이용하려는 사람들과 택시 같은 승용차를 가진 운전자를 연결해 주는 것이었다. ■ 우버가 불러온 트렌드=트래비스 캘래닉은 동업자 '개럿 캠프'와 함께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우버캡'이라는 회사를 만든 뒤 다음 해에 앱을 만들어 출시했다. 우버는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차량을 다른 사람에게 이용하게 해서 수익을 올리게 하는 모델이다. 차량이 택시로 등록되지 않아도 괜찮다. 전문적인 택시 기사가 아니어도 괜찮다. 차량만 소유하면, 우버의 택시 기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용자들 역시 택시를 잡기 힘든 시골 등지에서 일반 차량을 택시로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우버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00억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우버가 출현한 뒤, 이런 사업방식을 따라하는 여러 회사들이 등장했다. 요즘 한국에서 성행 중인 식당 음식 배달 앱도 우버의 아이디어가 원형이다. 이런 트렌드는 '우버리피케이션'(Uberification)이라고도 불린다. 직역하면 '우버화'라는 뜻이지만, 상품이나 서비스를 모바일을 통해 소비자와 공급자에게 연결되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특히 전문적인 사업자가 아니라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 서로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공유경제'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 전세계 58개국 300개 도시에서 성업중인 '우버택시'의 성공으로 숙박과 음식, 헬스장 등 스마트 폰 앱을 통해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우버를 닮아가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 우버화 기업들=브리안 체스키와 조 게비아는 2007년 10월 샌프란시스코에 이사한 뒤 비싼 임대료로 다락방조차 임대하기 힘들었다. 그들은 이사한 직후 이 곳에서 열린 산업디자인회의 기간 동안 참가자들에게 단기 숙식을 중개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자신들의 다락방을 회의 참가자들이 같이 쓸 수 있도록 했다. 거실에 공기침대를 놓고, 아침밥을 제공했다. 그들은 회의가 많이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호텔을 잡기 힘든 참가자들을 위해 숙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서로의 사업 아이템을 나눌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2008년8월 '에어베드 & 브렉蚌뵈?라는 사이트를 정식으로 출범한 이들은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버락 오바마와 존 매케인의 이름을 딴 아침식사용 시리얼을 만들어 한개 당 40달러에 팔아 모은 약 3만달러를 이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 2009년에 이 사이트는 '에어비앤비닷컴'(Airbnb.com)으로 이름을 바꾸고, 일반 가정집과 아파트를 포함해 모든 개인 소유 부동산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했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190개국 3만4천개여 도시에서 모두 100만건 이상의 부동산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회사 가치는 약 200억달러에 이른다.   한국에서도 동네마다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헬스클럽을 소비자들과 모바일 앱으로 연결해주는 사업이 현재 미국에서 성업 중이다. 기업인 '파얄 카다키아'는 주변에 널려있는 헬스장들을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없을까 고민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직장 근처의 헬스장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할 때도 있고, 집 근처의 헬스클럽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할 때도 있다. 또 요가를 하고 싶을 때도 있고, 런닝 머신을 이용하고 싶을 때도 있고, 격렬한 스쿼시 운동을 하고 싶을 때도 있다. 이런 욕구를 간단하게 충족시키는 방안을 고민한 결과가 '클래스패스'(ClassPass)라는 사업체이다. 한 달에 99달러만 내고 회원으로 등록하면, 클래스패스에 가입된 모든 헬스클럽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휴일에는 집 근처의 헬스클럽을 이용하고, 주중에는 점심시간 때 직장 근처의 헬스클럽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오늘은 요가, 내일은 수영을 할 수가 있다. 뉴욕에 살고 있는 사람이 샌프란시스코에 출장을 가서도 그 곳 헬스클럽을 이용할 수 있다. 단 한가지 제약은 이용자가 헬스클럽을 이용했다면 한달에 적어도 3번은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클래스패스는 2014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모두 5400만달러의 자본금을 유치했고, 현재 회사 가치는 2억달러에 이른다.   이밖에, 카풀을 중개하는 라이프트(Lyft)는 미국 65개 도시에서 영업중이며 회사 가치는 25억달러이다. 한국에서 성업 중인 배달 음식 주문 사이트와 유사한 '저스트-이트'(Just-Eat)는 영국에 본부를 두고 13개국에서 이용되고 있다.   ■ 우버화의 부작용= 우버화는 처음에 전문적인 사업자가 아니라도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공유경제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우버화는 전문적인 사업자를 위축시키면서 비정규직이나 불안정한 자영업자를 양산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우버 택시가 전형적이다. 기존의 택시 운전사 직종을 위축시키고, 우버에 참여하는 개인들을 불안정한 비정규직 운전사로 만들고 있다. 이때문에 우버가 진출하는 나라나 도시에서는 기존 택시 사업자나 운전사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자격미달의 우버 운전자들로 인해 안전이 위협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우버화된 기업들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수수료를 챙기면서, 기존 사업자들의 이익이 축소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 성업중인 배달음식 주문 사이트에 가입한 식당들이 음식값의 20% 내외가 되는 과도한 수수료로 불만이 높기도 하다. 21세기 경제의 새로운 조류인 '우버화'는 우버화를 주도하는 기업들의 이익만을 챙겨줄지, 아니면 여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공동이익을 증진시켜 줄지는 여전히 논란이다.

정한길 한경닷컴 정책뉴스팀 기자 hangil@qompa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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