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호범 기자 ] 산림청은 올해 소나무재선충병을 빠르게 퍼뜨리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등을 페로몬으로 유인해 포획하는 친환경 방제 방법을 도입했다. 재선충병 피해가 심각한 울산, 경기, 경북 등 5개 시·도 1000㏊에 페로몬 유인 덫(트랩)을 시범 설치해 운영 중이다.
페로몬은 동물의 체내에서 만들어져 체외로 방출되며, 같은 종의 다른 개체를 자극하거나 여러 가지 행동을 유도하는 물질이다. 페로몬 트랩은 곤충이 다른 개체를 불러모을 때 특정 물질을 분비하는 것에 착안해 만든 일종의 덫이다. 재선충병에 감염된 매개충이 죽은 나무에서 탈출한 뒤 페로몬에 유인돼 깔때기형 트랩에 포획되는 원리다. 이 방제 방법은 나무에 직접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매개충의 생리적 특성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국립산림과학원이 포항·경주 일원에서 자체 실험한 결과, 페로몬 트랩 1개당 매개충이 최대 29마리 포획되는 성과를 올렸다. 산림청 관계자는 “올해 시범 방제사업을 마치면 재선충병을 예방할 수 있어 설치지역 매개충의 밀도 감소는 물론 이듬해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감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병의 정확한 피해목 조사를 위해 무인항공기(UX5)를 이용한 정밀 예찰 조사도 벌이고 있다. 무인항공기 조사는 산림의 지형적 특성상 인력으로 조사할 경우 피해목이 누락되거나 장시간이 걸려 방제시기를 놓치는 등 한계가 있어 올해 새롭게 도입한 방법이다. 무인항공기는 항공촬영과 도면화 작업을 통해 피해고사목을 찾아낸다. 산림청 관계자는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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