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늘 디지털전략부 기자) 조만간 카페가 우리에게 읽을만한 뉴스를 골라주는 세상이 옵니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내년 초부터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뉴욕타임스(NYT) 일부 기사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현재 NYT 온라인판은 기기 하나당 한 달에 기사 10건만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상 보려면 한 달 기준 최소 15달러에 유료 결제를 해야 합니다.
이는 NYT와 스타벅스의 파트너십 체결에 따른 혜택입니다. 회원제(스타벅스 리워드) 가입자에게 헤드라인을 비롯한 NYT기사가 무료로 하루에 15건 제공됩니다. 어떤 기사를 보여줄지는 스타벅스가 결정합니다.
스타벅스 앱을 통해 종이신문이나 온라인 구독을 하면 혜택도 있습니다. 일종의 적립 포인트인 '별'이 주어지고 이를 음료 구매에 이용 가능합니다.
스타벅스는 앞으로 다른 언론사 뉴스도 자사 앱을 통해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기사를 선택하면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이나 애플 '뉴스앱'처럼 자기 플랫폼 안에서 내용을 보여주는 방식이 될지, 개별 언론사 사이트로 직접 연결되는 외부 링크를 채택할지는 미정입니다.
만일 페이스북·애플처럼 자기 앱 내에서 뉴스를 보여주는 방식(인링크)을 쓴다면 스타벅스 앱 자체가 '뉴스 서비스'가 됩니다. 기사는 NYT가 제공하지만 기사 선택은 스타벅스가 직접 한다는 점을 봐도 그렇습니다.
카페가 뉴스 서비스까지 하다니. 원대한 꿈 같아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작년 미국에서 총 거래량의 16%인 약 7백만 건을 모바일 앱 결제로 받았습니다. 이미 탄탄한 온라인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보유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앱으로 커피를 주문한 뒤 기다리는 고객에게 뉴스를 제공하고, 유료구독 고객에게 적립 혜택을 주는 건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최고경영자는 "우리 저널리즘의 도달율을 높이기 위한 여러가지 조치들 중의 하나"라면서 "새롭고 다양한 독자층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타벅스는 고객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뉴욕타임스는 기사 영향력을 높이고 구독자를 유치할 수 있는 '윈-윈' 게임이 성립된 겁니다.
최근들어 페이스북(인스턴트 아티클), 애플(뉴스앱), 트위터(프로젝트 라이트닝)등 해외 유수 IT기업들이 뉴스 시장을 넘보고 있습니다. 언론사에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는 낙관론, 서비스 플랫폼을 IT기업에 뺏김으로써 언론은 단순한 콘텐츠 제공업체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공존합니다.
이러한 경쟁은 뉴스 소비자에게는 반가운 일입니다. 골라 쓰는 재미가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플랫폼 전쟁에서 뒤처진 언론사들은 이를 숨죽이며 바라보고 있습니다. '뉴스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끝)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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