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 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실적 부진에 따른 물량 감소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부산지역 조선해양기자재 업계가 납품단가 인하 압력까지 받고 있다며 ‘이중고’를 호소했다.
23일 오후 부산 중구 타워힐호텔. 이곳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간사인 이진복 의원 주최로 조선해양기자재 업계와의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동형(스타코 회장) 이사장 등 8개 업체가 참가했다. 정진학 부산시 경제통상국장, 최성영 해양금융종합센터장 등도 참석해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이사장은 "조선 빅3가 해양플랜트 저가 수주로 인해 수조 원의 대규모 손실을 봤다. 이로 인한 납품단가 인하 압력이 조선기자재 업체로 전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기업 대표는 “조선 3사가 어려우면 자체적인 체질개선이나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데 불똥이 기자재 업계로 튀고 있다”며 “업계는 단가 인하 요구를 차마 거절하지 못해 은행 대출을 받아가며 사업을 이어가는 상황”이라고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다른 한 기업인은 “국내외 똑같은 STX회사인데도 STX 국내사업체에 납품한 업체는 대금을 주고, 중국 다이롄 공장에 납품한 업체는 대금을 받지 못해 수십억원의 손해를 입고 있다”면서 “국내거래 대금 지급처럼 국책은행에서 일부 변제해 줄 것”을 호소했다.
K사 대표는 “조선사들의 불안이 조선기자재업체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빅3의 대표들을 만나 하청업체들에게 부담을 주는 단가인하 등을 하지 못하도로 하는 것이 조선산업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최근 지역 중소기업과의 면담 결과, 조선 3사 중 모기업이 일괄적으로 납품단가 30%를 요구했다고 들었다. 실제로 해당 조선사에 확인하니 20% 인하를 요구했다고 실토했다. 조선사가 임원을 협력업체에 한 명씩 배정해 조직적으로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태를 전했다.이 의원은 업체들의 의견을 종합해 대기업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선기자재조합이 이달 지역의 주요 10개 기자재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최근 수익성이 15% 하락했다. 올해 체감수익성은 30% 하락이 예상된다고 답했다. 조선 3사는 △최저가 입찰 후 개별협상을 통해 추가 가격 인하 요구 △한 기업에 일감 몰아주기 △계약예정자의 원가 자료를 경쟁기업에 전달해 불공정 경쟁을 유도 △기자재업체의 임금 인상 시 초과이윤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하는 등의 방법으로 납품단가 인하를 유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시는 이날 STX대련 파산 사태와 조선 3사 실적 부진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자재 업계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정 국장은 “지난 20일 열린 금융위원회에서 추경에 배정된 신용보증재단 신규보증 3000억 원의 혜택을 기존 건설·도소매와 더불어 조선기자재 업계로 확대했다”며 “시의 중소기업 운전자금 지원 횟수를 3회에서 4회로 늘리고, 대출한도를 업체당 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증액하며 기자재업체에 가점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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