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회사채 年 10%대 거래
동국제강·한진해운도 금리 올라
非우량 기업 회사채 타격 불가피
[ 이태호 기자 ] 개인투자자들이 장내 채권시장에서 ‘고위험 회사채(하이일드 채권)’를 내다 팔고 있다. 국내 경기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올 하반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취약업종 기업들에 신용경색(시중 유동성 축소)이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장내에서 비교적 활발하게 거래되는 현대상선, 동국제강, 한진해운 등 고수익 회사채 금리가 지난 5월 이후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잔존만기 11개월짜리 현대상선 채권(177-2회)은 지난 24일 종가 기준 연 10.4% 금리에 거래됐다. 이달 들어서만 1.8%포인트 올랐다. 지난 5월 최저 6.0%와 비교하면 4.0%포인트 넘게 뛴 것이다. 잔존만기 2년3개월짜리 동국제강 채권(81-2회)도 지난 5월 최저 7.0%에서 8.6%로 상승했다. 채권 거래금리는 가격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들 기업은 모두 신용등급이 BBB급 이하인 비우량 회사채로 분류된다. 비우량 회사채는 주로 고수익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장내시장에서 거래된다.
최근 비우량 회사채의 금리 상승세는 ‘안전자산’인 국고채나 우량 회사채와 정반대의 움직임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5월 연 1.9% 수준이었고 지난 24일 1.7%를 나타냈다.
다수의 전문가는 미 금리 인상을 계기로 국내외 채권시장에 쏠렸던 풍부한 유동성이 빠져나갈 경우 비우량 기업들의 채권이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하반기 금리 인상을 예고한 미국에선 이 같은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은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대기자금이 기존의 미 하이일드 채권에서 고배당주나 금융주처럼 금리 상승기 좋은 성과가 기대되는 자산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며 “채권 강세장(금리 하락장)이 종료됐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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