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의 공직(문화부와 유관 산하 콘텐츠진흥원)을 뒤로 하고 사업가로 변신한 이가 있다. 바로 서병대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본부장(58)이다.
그는 지난 4월부터 (주)세기아이테크 부사장이 되어 현장을 누비고 있다. 그리고 뒤늦게 알았다. 인생은 우문현답이라고.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인 '우문현답(愚問賢答)'이 아니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그 우문현답이다.
기획-자금을 맡은 그가 100일간 만난 사람만도 수백명이다. 정말로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 이제 생산 전단계까지 만들어냈다. 바로 번역이 정확하고 사용이 편리한 휴대용통역기 '바로톡(barotalk)'을 8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것.
<관련기사 http://gametoc.hankyung.com/news/articleView.html?idxno=30140 >
■ 콘텐츠 전문가의 물 만난 제조+콘텐츠 '융합' 도전
'바로톡'은 4개국 휴대용 통역기다. 마치 영화에서 등장할 법인 통-번역기를 현실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세계 18억 명의 인구가 사용하는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 언어를 지원해 '한류 홍보대사'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서 부사장은 "바로톡은 제조 디바이스 IT제품이다. 20년 근무한 문화부를 비롯 진흥원 포함 33년간 게임산업진흥을 맡아온 것에 비해 완전히 다른 분야다. 하지만 여행-관광과 학습 등 콘텐츠로 보면 제조업과 콘텐츠의 '융합' 콘텐츠다. 제가 잘 아는 분야이기도 하다"고 웃었다.
최근 한국을 찾아온 외국인 중 가장 많은 것이 중국인과 일본인이다. 그들이 한국에서 쇼핑시 가장 불편한 것이 언어소통이었다. 그는 "바로톡은 관광객 소통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이미지 향상과 관광산업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IT기기인 통번역기의 생명은 정확성이다. 바로톡은 외국 여행을 가고 싶은데 외국어 구사에 자신이 없어 망설이는 여행객, 어학(외국어)을 배우는 학생, 외국 바이어와 소통을 필요로 하는 기업 담당자, 말을 배우는 아이와 부모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 부사장은 "구글번역기도 뛰어나지만 원어민 대상의 체험조사 결과 '번역률이 '어메이징(놀랍다)'는 평을 받고 있다"며 "현재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통역기 제품은 번역률이 떨어지고 미리 기억된 문장만을 음성으로 선택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바로톡은 버튼 하나로 간단 조작할 수 있는 간편성, 번역 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신속성, 원하는 언어로의 정확한 번역 등이 IT기기의 장점을 최대화했다"고 강조했다.
■ 45년 친구 '러브콜' 합류 "라이선스 2차 제품 지원 '하늘의 별따기'"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차세대콘텐츠본 括揚潔駭?서 부사장이 정년을 몇 년을 앞두고 새로운 도전을 한 것은 지난해 1월. 아내를 비롯한 가족이 반대했지만 그의 뜻을 꺾지 못했다.
퇴직 후 게임사 제페토 상임고문을 맡아오다 지난해 11월, 45년 친구인 오재성 ㈜세기아이테크 대표 러브콜을 받았다. 오재성 사장과는 동네 친구로 회사에 합류하기 전에도 꾸준히 만난 친한 친구사이다.
서 부사장은 "오재성 대표는 크라운제과 총무부장 출신으로 CSLi (2014년 5월, CSLi는 50년 전통을 가진 세계 최고의 자동번역회사 시스트란을 인수하여 시스트란 인터내셔널로 재 탄생) 감사를 맡을 정도로 시스트란과 관계가 돈독했다. 창업 과정에서 IT와 콘텐츠 관련 사람을 찾다 저한테 기획-마케팅-투자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50년 전통 회사이고 독점적인 디바이스라서 승산이 있다고 생각해 합류했다"고 말했다.
합류할 무렵 진로재팬 대표인 양인집 선배와 라인으로 "진흥원을 그만두고 친구와 사업을 한다"고 신고를 했더니 "드디어 링에 등장을 했네. 잘되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해주었다. 그의 화답은 "사각의 링에 오릅니다"이었다.
그는 "기술보증기금이나 산업은행 자금을 확보하려고 해도 직접 개발이 아닌 '라이선스' 2차 제품에는 인색했다. 먼저 '매출이 있느냐'고 묻는 은행대출과 다름이 없었다.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 더 심각했다. 2차제품 개발-유통 지원에 정책자금을 얻으려면 '하늘의 별따기'였다"고 말했다.
그가 발을 벗고 수백명을 만나 투자 유치를 요청했지만 만만치 않았다. 결국 제페토 김지인 대표가 결정적인 지원해주어 엔젤자금 3억까지 돌려주고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갈 수 있다.
■ "공공본부장과 중소기업 부사장은 천지 차이...하지만 선택이 옳았다"
콘진원 게임차세대콘텐츠본부장와 세기아이테크 부사장. 명함이 달라졌지만 겉으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출퇴근은 오전 9시 출근-오후 6시 퇴근이 9시 30분 출근-6시 30분 퇴근으로 바뀐 정도다.
하지만 그는 "정책 지원 일을 하다 지원을 요청하는 정반대 입장에 서게 되었다. 정책 지원의 경우 최종 책임까지 맡지는 않다. 그래서 애로사항에 대해 심각하게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현실은 생존이다. 생존을 위해 자금 투자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기든 지든 결론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본부장 시절 도움이 되는 정책, 공평한 지원 집행하기 위해 나름대로 고민했다. 그러나 기업에 와서는 그런 고민할 시간조차도 없다. 생존이 최우선이다"고 덧붙였다.
물론 33년 공기관에서 맺은 인적 네트워크는 그가 사업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런 경력이라도 없으면 담당자 만남 자체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가 사업가의 길을 선택해 문득 깨달은 것도 있다.
"사람을 만나고, 부딪치고, 설득하면서 알고 보니 사업하는데 적성이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제품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겠지만(웃음)...개발과 IT, 제조 등 새 분야를 알게 되었지만 콘텐츠 전문가로 '융합'을 현실화한다는 자부심도 생긴다."
그는 "한-중-일 3국이 지구촌 중심으로 부각되면서 자동번역 솔루션 '바로톡'의 수요도 더욱 많아질 것 같다. 바로톡의 실시간 통번역률 정확성 수치가 높다. 현재 원어민을 대상으로 세밀하게 테스트 중인데 반응이 좋다. 아이 학습 보조도구 등 활용도도 커질 것 같다"며 "3G+Wifi 통합과 Wifi 전용 2가지 제품으로 8월 말 출시될 예정이다. 3년 안 1000억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가 될 것이 확신한다"며 웃었다.
2000년 9월 30일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음반산업과 명예퇴직,
2001년 2월~2009년 5월 게임종합지원센터(게임산업개발원 - 게임산업진흥원) 게임아카데미본부장, 유통개선추진단장. 기획관리실장
2009년 5월 ~ 2014년 2월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게임허브센터장, 비즈니스지원본부장, 게임차세대콘텐츠본부장
2014년 3월 ~ 2015년 4월 (주)제페토 상임고문
2015년 4월 ~ 현재 (주)세기아이테크 부사장</p>
박명기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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