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림·착시현상 우려 커져
[ 박종서 기자 ] 미국 뉴욕증시에서 아마존, 구글 등 일부 대형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착시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가가 떨어진 기업이 오른 기업보다 많은데도 소수 기업들의 선전 때문에 증시가 호황으로 비쳐진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나스닥지수 시가총액은 올들어 24일(현지시간)까지 6640억달러(약 776조원) 늘었다. 이 같은 증가세에 힘입어 나스닥지수는 지난 20일 5218.8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따져보면 전반적인 상승장으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전체 시총 상승액의 53%가 아마존과 구글, 애플, 페이스북, 넷플릭스, 길리어드 사이언스 등 6개 기업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시총 증가액이 올 들어 1039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구글은 789억달러였다. 애플과 페이스북은 각각 626억달러와 540억달러 늘어났다.
올해 나스닥지수는 7.4% 올랐는데 아마존과 구글, 애플 등 상위 3개 종목의 상승분이 37%를 차지했다. 반면, 나스닥지수에 포함된 종목의 절반 이상은 전일 종가보다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500개 대형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S&P500지수도 올해 시총이 1900억달러(약 233조원) 증가했는 ?아마존과 구글, 월트디즈니 등 상위 6개의 시총 증가분은 이를 뛰어넘었다. 상위 6개사를 제외한 기업의 시총이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의 증시전문가들을 인용해 “1990년 말 기술주 거품 때와 비슷한 모습으로 시장이 줄어드는 전조로 볼 수 있는 특징”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뉴욕증시가 지수 영향력이 큰 상위 기업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면서 지수의 대표성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증시에서 쏠림과 왜곡현상을 면밀하게 검토해볼 시기”라고 덧붙였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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