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장남의 난(亂)' 불발…신격호 명예회장 추대

입력 2015-07-28 17:59  

신동빈 '한·일 원톱' 체제
신 총괄회장 28일밤 귀국



[ 김병근 기자 ]
롯데그룹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61)이 부친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3)을 앞세워 경영권 장악을 시도했으나 불발했다. 이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돼 경영 2선으로 물러났다.

2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신 총괄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에서 해임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 지배구조의 중심에 있는 회사다.

신 총괄회장이 갑작스럽게 퇴진한 것은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 등 다섯 명의 가족과 함께 전날인 27일 일본으로 건너가 자신을 제외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여섯 명 전원을 해임한 게 발단이 됐다.

해임된 이사에는 신동빈 회장(60)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포함돼 있다. 해임 사실을 안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이사진은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해임 결정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한편, 임원들의 기존 이사 지위를 재확인하면서 신 총괄회장의 해임을 결정했다.

롯데그룹 측은 이에 대해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沌?일부 친족이 고령인 신 총괄회장을 무리하게 일본으로 모시고 갔다”며 “경영권과 무관한 친족들이 신 총괄회장의 대표이사 지위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고령으로 판단력이 온전하지 않은 부친을 앞세워 동생인 신동빈 회장을 밀어내려는 ‘경영권 반란’을 시도했으나 신동빈 회장의 초기 대응에 진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조만간 주주총회를 열고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롯데 측은 “신동빈 회장의 한·일 롯데 통합경영에 더 힘이 실릴 것”이라며 “신 총괄회장의 한국 롯데에서의 지위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밤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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